미술문화 발전을 위한 국립현대미술관의 변화가 가시화되고 있다. 문화부 신재민 1차관은 17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립현대미술관의 특수법인화 추진과 ▦옛 기무사터의 미술관 활용방안에 대한 계획을 밝혔다. 신 차관은 “국립현대미술관이 국가기관이라 (개인이나 기업이) 기부하고 싶어도 법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에 특수법인화가 필요하다”라면서 “법인인 뉴욕의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의 경우 뉴욕시 등 공공기관에는 예산의 15%만 의존하고 나머지는 후원과 자체 펀딩, 영업활동으로 충당하며, 프랑스의 루브르박물관도 법인으로서 국가에 의존하는 예산은 전체의 2/3 뿐이며 지하에 쇼핑몰을 운영하는 등 적극적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나 공공기관은 한발 뒤로 물러나고 미술관이 스스로 클 기회를 줘야 한다”라면서 “민간분야에서 문화에 대한 기부가 활발해질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으로 운영될 예정인 옛 기무사터에 대해서는 “근대문화재이며 역사성있는 건물인 만큼 기무사터는 비용이 더 들더라도 ‘리노베이션’을 우선적으로 검토할 것”이라며 “다만 안전성의 문제 때문에 건축공학자들의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군병원의 이전을 요구하는 미술계의 지적에 대해서는 “불의의 위급상황을 고려해 당분간은 그대로 두어야 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현대 아트페어가 열리고 있는 기무사터는 9월 공공미술을 주제로 한 ‘플랫폼’ 등 기획전과 공예, 건축관련 전시가 예정돼 있다. 미술관 개관은 2012년 이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미술문화 활성화를 위한 인프라 확충이 시급함을 지적하면서 “상업 화랑은 제법 많으나 대형 전시공간이 부족하다는 아쉬움이 있는데 전시 및 공연을 위한 복합문화공간으로서 서울역사를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내부 공사가 진행중인 서울역사는 2011년 초에 완공될 예정이다. 덧붙여 신 차관은 “‘4대강 살리기 사업’과 관련해 4대강 유역에 접근성과 비용 등을 고려해 문화공간을 확보하는 것은 어떨까 구상 중”이라며 도축장을 리모델링 해 복합문화공간으로 바꾼 파리 센느강변의 ‘라 빌레트 공원’ 등을 예로 들어 의지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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