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재정 건전성을 위해 이명박 정부 시절 추진된 자전거 도로 구축 사업을 구조조정 하도록 관계부처에 사업 재검토를 통보했다. 새만금 대형풍력 단지 조성 사업도 중단하도록 했다. 감사원은 이같이 불요불급하거나 유사ㆍ중복되는 사업을 구조조정 하면 향후 5년간 3조원 이상 예산을 아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감사원은 지난 4∼6월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주요 부처를 상대로 세출 구조조정이 필요한 사업을 찾아내는 감사를 실시, 사업 재검토를 비롯해 중복사업 통폐합, 예산 축소 등 45건을 발굴해 통보했다고 7일 밝혔다.
감사원은 사업타당성이 미약한 대표적 재정사업으로 자전거 인프라 및 도로 구축 사업을 꼽았다. 기재부와 안행부는 2009년부터 2019년까지 총사업비 8,008억원을 투입할 자전거 인프라 구축사업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실시하지 않았으며, 감사원이 실제 사업 타당성을 검토한 결과 활용률이 극히 저조하고 사업도 불합리하게 진행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국토교통부가 추진하는 '국도 자전거도로 구축사업(총사업비 2,600억원)' 역시 타당성 부족 등을 이유로 재검토를 통보했다.
산업부가 국산 대형 풍력발전기의 수출을 위해 2010년부터 추진해 온 새만금 풍력 시범단지 사업도 제동이 걸렸다. 감사원은 새만금 풍력 사업이 지연되면서 이미 2~3M급 풍력발전기는 상용화가 이뤄지는 등 사업 여건이 변화한 만큼 산업부 장관에게 사업 추진을 중단하고 이미 교부된 보조금에 대해선 취소 결정을 내리도록 통보했다.
농림부가 농지기금관리법에 따라 2010년부터 추진한 '농지 매입ㆍ비축사업'에서 비(非)농업인이 소유한 농지까지 매입할 수 있도록 시행지침을 개정한 데 대해선 법 위반 판정을 내렸다. 농림부는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농업인 소유가 아닌 2,157억원 규모의 농지를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또 2010년까지 정부가 2조4,604억원을 출연한 '농림수산업자 신용보증기금'의 여유재원이 크게 증가했지만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재정운용의 비효율을 초래했다고 기재부에 지적했다. 문화부가 콘텐츠산업에 대한 투자 확대를 위해 조성할 모태펀드에 향후 2년간 800억원을 출자할 계획을 밝힌 것도 200억원으로 충분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감사원은 구조조정 대상에 오른 문제의 재정사업들이 내년 예산에 고려 됐는지를 비롯해 각 부처의 후속 조치도 지속적으로 감시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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