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 미켈슨은 세계랭킹에서, PGA투어 승수나 메이저 경기 우승 횟수에서 결코 타이거 우즈를 이길 수 없을 것 같은 ‘영원한 2위’. 그러나 그가 18일(한국시간) ‘랭킹 1위’가 하지 못한 일을 해냈다. ‘리비에라 컨트리클럽에서 우승’한 것이다. 미켈슨은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 퍼시픽 팰리세이즈의 리비에라 컨트리클럽(파71ㆍ7,279야드)에서 끝난 미국 PGA투어 노던 트러스트오픈(총상금 620만달러) 정상에 섰다. 2라운드부터 선두에 나섰던 그는 대회 최종 일에 1타밖에 줄이지 못했으나 추격에 나섰던 제프 퀴니가 막판 제풀에 주저 앉은 덕에 전날까지의 타수차보다 오히려 1타 더 늘려 2타차 우승자가 됐다. 4라운드 합계 성적은 12언더파 272타, 우승상금은 111만6,000달러였다. 이로써 통산 33승을 챙긴 그는 서부에서 열린 대회만 16승째를 기록, ‘서부(West) 왕자’임을 새삼 입증했다. 애리조나주 출신인 그는 토리 파인, 라 코스타, 페블비치, LA, 피닉스, 팜스프링스, 투산 등 서부 지역에서 열린 대부분의 대회에서 우승한 경험이 있다. 이번 대회장인 리비에라CC는 우즈가 프로데뷔 직후인 97년부터 9차례 출전해 2위에 2차례 올랐을 뿐 우승하지 못했던 곳이라 미켈슨 개인적으로 우승의 의미가 더욱 컸다. 특히 지난 주 페블비치 프로암에서 14번홀 11타 기록의 수모 끝에 컷 탈락했고 그에 앞서 FBR오픈에서는 연장전 끝에 J.B.홈스에게 패했던 터라 미켈슨의 구겨진 자존심이 더 많이 펴졌다. 이제 ‘2008 PGA투어 1승’으로 우즈와 어깨를 나란히 한 미켈슨은 또 다른 분야에서 ‘랭킹 1위 따라잡기’를 시도할 전망이다. 역시 ‘시즌 1승자’ 대열에 서 있는 최경주(38ㆍ나이키 골프)는 최종 라운드에서 1타를 줄이며 합계 5언더파 279타를 기록, 전날 순위였던 공동 7위를 지켰다. 첫날 단독 선두였으나 2, 3라운드 주춤거리며 뒷걸음질 쳤던 최경주는 그러나 톱 10 진입에 성공하며 정상급 실력을 입증했다. 그는 이날 전반에만 3타를 잃어다가 후반 4타를 줄이며 다시 순위를 끌어 올리는 뒷심을 보이기도 했다. 최경주와 공동 7위 동률로 동반라운드했던 위창수(36ㆍ테일러메이드)는 1오버파 72타를 기록, 합계 3언더파 공동 14위로 밀렸고 나상욱(24ㆍ코브라 골프)은 합계 3오버파로 공동 55위에 그쳤다. 한편 경기 중반 역전에 성공하기도 했던 퀴니는 대회 중계사인 CBS가 ‘214홀째 3퍼트를 하지 않고 있다’고 방송한 직후인 13번홀에서 3퍼트 보기를 하더니 14, 15번홀도 연속 보기로 홀 아웃했다. 17번홀 보기를 마지막 홀 버디로 만회했으나 이븐파에 그쳐 침착하게 1타를 줄인 미켈슨에게 결국 무릎을 꿇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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