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채(TB) 시장에 20년 만에 기록적인 ‘묻지마 투자’ 열풍이 불고 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의 여파로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자금이 대거 몰렸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TB 가격이 하는 높은 줄 모르고 뛰는데도 값을 묻지 않고 사고 있으며 이는 지난 1987년 블랙먼데이 당시의 투자와 비슷하다는 것이 채권 딜러들의 의견이다. 이에 따라 미국 국채시장은 최근 5일째 급등세를 지속했다. TB 3개월물 수익률은 20일 뉴욕시장에서 한때 1.25%포인트나 폭락했다가 0.66%포인트 떨어진 3.09%로 마감했다. 이날 하락폭은 블랙먼데이 당일인 1987년 10월20일 이후 20년 만의 최대치이며 2001년 9ㆍ11테러 당시의 낙폭(0.39% 포인트)을 웃도는 것이다. 또 1개월짜리 채권 수익률도 한때 1.75%포인트 하락했다가 0.62%포인트 떨어진 채 마감했다. 채권 가격은 수익률과 반대로 움직이므로 TB 가격은 이날 20년 만에 폭등했다. TB 단기물 단기 국채 가격의 이상급등은 투자자들이 모기지 관련 파생상품인 자산담보부증권(CDO)과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등을 투매하고 비교적 안전한 투자처로 인식되는 머니마켓펀드(MMF)에 대기했다가 TB 시장으로 몰려왔기 때문이다. 특히 10년짜리 장기물보다는 만기 1개월과 3개월짜리 단기물에 투자 쏠림 현상이 집중돼 자금시장의 단기 부동화를 부추기고 있다. 따라서 뉴욕증시가 이틀째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 불안은 계속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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