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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하반기 수도권에서 7만8,000여 가구가 입주를 앞둔 가운데 가장 많은 물량이 몰려 있는 경기도 북부지역에서 분양가를 크게 밑도는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일부 단지에서는 분양권 할인은 기본이고 웃돈까지 얹어서 주는 속칭‘금 깡통 분양권’까지 등장했다. 1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 1만6,500여 가구가 입주를 앞둔 경기도 고양, 파주지역에 입주 매물이 본격화하고 있다. 이들 단지는 대부분 지난 2007년 12월 분양가상한제 시행 직전 분양된 단지들로 입주를 앞두고 분양가보다 3,000만~5,000만원 떨어진 매물이 나오고 있다. 입주예정 단지들의 가격이 분양가를 크게 밑돌고 있는 것은 당시 분양가가 높았던 데다 최근 주변시세까지 급락했기 때문이다. 고양, 파주시의 기존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올 상반기 각각 3.64%, 3.80% 하락해 수도권에서 용인시(3.94%) 다음으로 하락 폭이 컸다. 부동산가격 하락여파 속에 새 아파트에 붙는 웃돈은 고사하고 손해를 보고 매물을 내놓고 있는 셈이다. 8월 말부터 10월까지 순차적으로 입주를 시작하는 고양 식사지구 AㆍB 아파트의 경우 분양가 보다 5~8%까지 떨어진 매물이 나오고 있다. 이들 아파트는 공급면적 139㎡(42평형)~196㎡(59평형)의 대형 평형 위주로 이뤄져 있으며 총 가구수가 7,000가구에 달한다. 인근 S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분양가가 8억7,000만원 대인 196㎡의 경우 4,000만~5,000만원 이상 떨어진 매물이 나오고 있다”며“큰 평형 일수록 하락 폭이 크다”고 말했다. 일부 단지에서는 분양권에 현금으로 웃돈까지 얹어주는 급매물까지 나오고 있다. 현지 업계에서는 이를‘금 깡통 분양권’이라고 부른다. 분양가 보다 매도가격을 낮춘‘깡통 분양권(마이너스 프리미엄 분양권)’은 계약금 등 실투자금만 일부 포기하면 되지만‘금 깡통 분양권’은 수천만 원짜리 분양권을 그냥 넘기는 것은 물론 웃돈까지 제시하는 것이다. 만일 분양권을 넘기지 못하고 그대로 입주할 경우 잔금마련 부담은 물론 입주 이후 담보대출로 전환되는 중도금 이자부담이 적지 않기 때문에 생긴 현상이다. 인근 W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시세차익을 목적으로 분양을 받았던 투자자들이 입주시기가 다가오면서 분양권을 쏟아내고 있다”며 “입주시점이 지나면 분양가보다 10% 가까이 떨어진 매물이 나오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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