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은 12일 지난 정부의 기획재정부ㆍ국토해양부와 전력공사ㆍ토지주택공사(LH)ㆍ도로공사 등 9개 주요 공기업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LH는 국토부의 무리한 보금자리주택 건설 방안과 계획 변경에 따라 사업 타당성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채 사업을 추진, 재원 및 수요 부족으로 부채가 증가했다.
도로공사의 경우 지난 2007∼2010년 개통된 '익산∼장수' 고속도로 등 9개 고속도로의 교통량이 타당성조사 때의 예측량 대비 평균 4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LH는 시장성이나 사업성, 주변 분양률을 면밀히 검토하지 않고 총 사업비 28조원 규모의 5개 택지 및 4개 신도시 개발사업을 추진, 20조원에 달하는 잔여사업비를 금융부채로 조달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한전의 전기요금 책정도 도마 위에 올랐다. 한전은 국내 대기업의 경쟁력이 강화됐고 제조원가 중 전기비 비중이 감소했는데도 불구하고 산업용 전기요금을 총괄원가보다 낮게 책정, 전력 과소비와 한전 재무구조 악화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또 월평균 주택용 전기 사용량이 1995년 시간당 156kW에서 2011년 240kW로 50% 이상 증가했는데도 1995년의 요금 누진율 적용기준을 고수하는 바람에 누진율을 적용 받은 가구의 비율이 1995년 5.3%에서 2011년 33.2%로 급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에 감사를 받은 9개 공기업의 2011년 말 부채는 284조원으로 2007년 말(128조원)보다 121% 증가했으며 재무구조의 안정성이나 수익성 등 주요 지표도 모두 악화됐다.
감사원은 "외국 신용평가기관이 공기업 종합신용등급 상향 조정을 유보하는 등 공기업 부채가 국가재정에 부담이 될 우려가 있다"며 "정책사업 수행 및 요금 통제로 인한 공기업 부채는 정부 결정에 따라 발생한 것이어서 공기업 부채를 총량관리하는 대책을 마련하라고 기재부 장관에게 통보했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