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 남쪽으로 250㎞ 떨어진 소마 탄광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14일 새벽까지 201명이 사망하고 80명 이상이 다쳤다. 구조자 가운데 4명은 상태가 위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터키 정부는 787명이 탄광에서 작업하고 있었다고 밝혔으나 사고가 근무 교대시간에 발생해 정확한 인원을 파악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현재까지 구조된 인원은 약 360명으로 아직 탄광 안에는 수백명의 광부들이 갇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터키 NTV는 폭발이 탄광 입구에서 2㎞ 떨어진 곳에서 배전기계 고장으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폭발로 갱도 내에 불길이 번져 비롯된 산소 고갈이 대량 사망에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타네르 이을드즈 에너지장관은 "희생자 대부분이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했다"고 설명했다. 전력공급이 끊겨 승강기 운행이 불가능해지면서 폭발 당시 지하 460m 아래서 작업하던 광부들은 꼼짝없이 갇히게 됐다.
현재 400명이 넘는 구조대원이 투입됐지만 탄광 내부가 유독가스로 가득 차 구조작업이 여의치 않은 상태다. 특히 생존자들을 위해 갱도 내부로 공기를 주입하고 있으나 산소주입이 추가 화재로 이어질 위험도 있어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베닷 위날 터키 광부노조 대표는 "모든 광부가 산소 마스크를 소지하고 있지만 얼마나 버틸지는 알 수 없다"고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이을드즈 장관은 "흐르는 시간이 최대의 적"이라며 "14일이 구조작업의 고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고로 터키 내 탄광 안전이 다시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당국은 이 탄광이 2개월 전 안전진단에서 합격 판정을 받았다면서 정확한 사고원인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 광부는 AFP에 "이 탄광에는 안전장치가 없었다"며 "노조는 회사 말만 들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AP통신은 열악한 안전 시스템 때문에 터키에서 탄광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사고를 제외하고 지금까지 발생한 최악의 탄광사고는 지난 1992년 총 263명의 목숨을 앗아간 흑해연안의 종굴다크에서 발생한 사고다. 터키 현지 아날돌루통신에 따르면 터키에서 탄광사고로 1941년부터 3,000명 이상이 사망했으며 1만명 이상이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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