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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정상회담] 한·중 "북한 핵문제·무력도발에 '무관용 원칙'으로 엄중 대응"

■ 남북문제

박근혜 대통령 "양국 협력·한반도 통일은 동북아 안정에 중요"

'北 변화 유도해 국제사회 편입·평화구축' 메시지

"남북 긴장 해소에 中이 건설적 역할" 고마움 전달

박근혜 대통령, 한중일 정상회담 개최 끌어내 외교 주도권 확보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일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 핵 문제와 무력도발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엄중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힌 것은 북한을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끌어들여 동북아 평화구도를 구축하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국제사회에 내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공감대가 형성됨에 따라 양국은 북한 비핵화를 유도하고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종용하는 한편 무력도발을 억제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이날 중국 인민대회당에서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얼마 전에 있었던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도발 사태는 언제라도 긴장이 고조될 수 있는 한반도의 안보 현실을 보여줬고 한반도 평화가 얼마나 절실한가를 보여준 단면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중 양국 간의 전략적 협력과 한반도의 통일이 역내 평화를 달성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한반도의 긴장 상황을 해소하는 데 중국 측이 우리와 긴밀히 소통하면서 건설적인 역할을 해주신 데 대해 감사를 드린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그러면서 "이처럼 한반도의 긴장이 계속되고 있는 현실에서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정세에 대해 시 주석과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중 공조로 북한 변화 유도=양국 정상은 북한의 태도변화를 유도하는 것이 동북아 평화를 증진시키고 한반도 평화를 보장하는 유일한 방안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미국이 북한에 대해 '전략적 인내' 방침을 고수하며 사실상 북미 간 대화 채널을 중단한 상황에서 한중 양국이 안보협력을 통해 북한의 도발을 선제적으로 억지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양국 정상의 이 같은 접근법은 북한이 도발 후 합의하고 이를 파기하는 패턴을 반복해왔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북한은 지난 2012년 미국과 어렵게 2·29 합의를 했고 이에 따라 비핵화 대화가 실행됐으면 그에 따른 보상을 받을 수 있었지만 같은 해 4월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합의이행을 무산시킨 바 있다. 북한의 이 같은 '양치기 소년' 행태에 중국도 더 이상 인내하지 않고 북한에 쓴소리를 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북한이 노동당 창건일인 다음달 10일을 전후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이 높고 경우에 따라서는 한반도 긴장이 고조될 수 있는 우려가 있는 만큼 북한에 '오판'을 하지 말라는 옐로카드를 보인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북한이 무력도발이라는 강공책을 선택한다면 한국은 중국과 협력·공조 체제를 바탕으로 더 강한 수단을 마련할 수 있다는 메시지도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한미일 VS 북중러' 패러다임 탈피=박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지난달 북한의 잇단 도발로 일촉즉발의 위기국면이 조성된 상황에서 중국이 큰 역할을 한 것에 대해 사의를 표했다. 중국이 한반도 상황을 안정시킬 수 있는 '균형자' 역할을 한 데 고마움을 전달하며 앞으로도 북한의 태도변화를 위해 중국 정부가 노력해달라는 당부를 전한 것이기도 하다.

박 대통령이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진 것은 이번이 여섯 번째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시 주석과 상견례도 하지 못한 상태이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만남을 갖지 못하고 있다. 기존의 강력한 '군사블록'이었던 북중러 군사·안보 구조에 균열이 생기고 있는 것이다.

반면 박 대통령은 이번 중국 방문을 포함해 시 주석과 정기적인 만남을 이어오고 있고 푸틴 대통령을 통해서도 북한의 비핵화와 태도변화를 압박하고 있다. 북한의 보호막이자 방호벽이었던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과 소원한 관계에 접어들고 있는 것과 달리 한국과는 선린우호 관계를 굳건히 쌓아가고 있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이번 중국 방문과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일 대 북중러 대결구도가 역사의 유물이 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박 대통령은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국의 역할에 기대를 걸면서 앞으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9월 말), 한미 정상회담(10월16일), 한미일 3국 회담 등 연쇄적인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국·미국·일본·중국 간 전략적 소통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동북아 외교 주도권 확보=박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과 3일 열리는 중국 열병식 참석을 통해 동북아 외교의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국제사회에 피력했다.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일각에서는 '중국경도론'을 제기하며 한미동맹 균열을 우려하고 있지만 이는 그야말로 기우에 불과하다"며 "박 대통령이 여섯 차례나 시 주석과 회담을 갖고 중국 열병식에 참석하는 것은 동북아 외교에서 깃발을 들고 주도적으로 외교지형을 새로 만들어나가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국제사회에 내보인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중국은 이번 전승절 기념행사를 통해 군사굴기를 전 세계에 과시하게 된다. 박 대통령의 중국 열병식 참석과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은 북한의 비핵화를 유도하고 북한 도발을 선제적으로 차단하는 억지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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