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경매는 특히 중국 본토의 경매사들의 홍콩에 진출하면서 미술경매시장의 ‘뉴 춘추전국시대’가 도래한 시점에 열리는 것이라 주목된다. 홍콩에서는 이미 세계적인 경매회사 크리스티와 소더비가 자리았으며 최근에는 세계 매출규모 3, 4위의 베이징 폴리옥션과 차이나 가디언이 홍콩 진출을 선언했다. 더욱이 중국정부는 미술품 거래에 30%이상의 높은 세금을 매기는 데다 올해부터 관리를 강화해 본토 시장이 위축되면서 홍콩시장은 반사 이익을 누리는 중. 동시에 세계 최고의 아트페어인 ‘아트 바젤’이 지난해 ‘아트 홍콩’을 인수하면서 홍콩 미술시장의 위상은 또 한번 급등했다. 가고시안, 화이트큐브, 리만머핀, 사이먼리갤러리 등 서구의 최정상급 화랑들이 지난해부터 홍콩에 지점을 연 것 역시 아시아 시장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고 있다.
한편 미술품 구매 경향 또한 고미술과 근대미술의 인기가 한풀 꺾이고 2005년을 전후로는 아시아 현대작가들에게로 관심이 옮겨가는 중이다. K옥션의 손이천 경매사는 “이는 새로운 컬렉터층이 생겨나면서, 자신과 동시대를 사는 작가들의 작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하며 “이에 UAA 연합경매는 해외 대형 경매사보다 앞서 아시아 대표 국가들이 엄선한 한국ㆍ중국ㆍ일본ㆍ인도네시아ㆍ베트남 등 아시아의 역량있는 작가들의 수작을 발빠르게 선보인다”고 설명했다.
주목할 만한 출품작으로는 일본작가 야요이 쿠사마의 ‘국화(菊)’로 예상 추정가 42만~56만 홍콩달러(약6,000만~8,000만원)에 선보인다. 최근 생존작가 최고가 기록 경신으로 그 인기가 더 높아진 독일의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4.Feb.1999’는 추정가 19만~28만 홍콩달러(약2,700만~4,000만원)에 경매에 오른다. 한국작가로는 ‘물방울 화가’로 유명하며 중화권 컬렉터를 상당수 확보하고 있는 김창열의 ‘P.A.82001’이 45만5,000~63만 홍콩달러(약 7,000만~9,000만 원)에 나왔다. 세계적인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의 ‘MT-TV’는 14만~28만 홍콩달러(약2,000만~4,000만원), 유럽 등 국내외에서 활약하는 이수경의 ‘번역된 도자기’가 8만4,000~12만6,000 홍콩달러(약 1,200만~1,800만원)에 출품됐다. 홍콩시장에서 꾸준히 인기있는 이동기, 권기수 등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경매 출품작 사전관람(프리뷰)는 22~23일 양일간 홍콩 르네상스하버뷰 호텔 내 경매장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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