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m짜리 장거리 버디만 2개. 어떻게 쳐도 들어가는 만능 퍼터라도 손에 넣은 것 같았다.
데뷔 후 모든 대회에서 컷오프됐던 신인 박세영(19·토니모리)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금호타이어 여자오픈(총 상금 5억원·우승상금 1억원)에서 '깜짝' 선두권으로 나섰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강자들이 대거 출전한 대회에서 박세영은 중국 웨이하이 포인트 골프리조트(파72·6,146야드) 코스 레코드 타이기록인 7언더파 65타를 적었다. 2013년 이 대회 1라운드에서 65타를 쳤던 전인지(21·하이트진로)는 US 여자오픈 출전을 앞두고 이번 주 휴식한다.
박세영은 지난해 말 정규투어 시드전을 9위로 통과한 루키. 출전한 11개 대회에서 모두 2라운드 뒤 예선 탈락해 그동안 상금을 한 푼도 모으지 못했지만 이날은 그동안의 부진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불꽃 샷과 퍼트를 선보였다. "며칠 전에 하체가 이끄는 스윙으로 교정하고 푹 쉬면서 컨디션도 끌어올렸다"는 설명. "공식 연습일에도 감이 좋아 자신감이 차 있는 상태였다"고 했다.
4~6번홀 3연속 버디로 치고 나간 박세영은 8·9번홀, 11·12번홀에서도 연속 버디를 잡았다. 특히 4번홀(파3·170야드)과 11번홀(파4·370야드)에서는 15m 거리의 버디 퍼트에 성공해 탄성을 자아냈다. 데뷔 이후 한 번도 60대 스코어를 적어 본 적 없고 80대 타수도 종종 기록했던 박세영은 버디 9개(보기 2개)를 몰아넣으며 신바람을 냈다. 경기 이후 박세영은 "그동안 심리적 압박이 심해 성적이 좋지 못했다. 이번에야말로 마음을 편하게 갖자고 굳게 다짐했는데 오늘은 버디가 계속 나와도 덤덤할 정도로 스코어를 생각하지 않고 편하고 즐겁게 쳤다"고 돌아봤다. 그는 "코스가 짧아 드라이버만 정확하게 치면 좋은 스코어를 낼 수 있는 코스라 왠지 자신 있었다. 아직 이틀이 남았기 때문에 우승은 생각하지 않고 계속 편하게 치면 될 것 같다"고 했다. 신인왕 포인트 4위 지한솔(19·호반건설)은 4언더파, 기아자동차 한국여자오픈 우승자인 2년 차 박성현(22·넵스)은 이븐파로 마쳤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