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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소셜투자시대 대비책은 있나

구경우 기자 <증권부>

국내 최대 모바일 메신저 공룡 '카카오톡'이 소셜네크워킹서비스(SNS)를 이용한 주식투자 플랫폼인 '증권플러스 for 카카오'를 내놓았다. 일명 카카오증권으로 불리는 이 애플리케이션은 관심종목을 등록한 카카오톡 친구의 투자정보를 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카카오톡 친구들의 투자종목을 보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오는 6월부터 국내 1위 증권사인 삼성증권과 개인투자자 보유 1위인 키움증권 등 7~8개 업체가 카카오증권을 통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지원한다. 친구의 관심종목을 보고 '터치'만 하면 바로 매매가 체결된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카카오톡에 친구들을 불러모아 놓고 '10일 오전9시에 새로 추가되는 관심종목을 매수하라'고 작전을 걸 수도 있겠다.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이 나왔을 때도 유사 투자자문 사이트를 통해 왜곡된 투자정보가 쏟아져 나와 개인투자자들이 작전에 말려들어 피해를 본 사례가 많았다. 익명의 아이디를 쓰는 인터넷과 달리 카카오톡 친구는 친분이 있는 지인일 가능성이 높다. 투자정보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질 수 있다.

금융당국은 카카오톡을 이용한 불공정거래가 일어난다 해도 감독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 수사당국이 모바일 메신저 대화내용을 확인하려면 법원에서 압수수색영장을 받아야 한다. 만약 네이버 '밴드'처럼 해외에 서버가 있는 SNS가 카카오증권과 비슷한 투자 서비스를 시작한다면 압수수색 자체가 불가능하다. SNS로 직접 투자를 할 수 있는 시대가 한 달 앞으로 왔지만 이를 감독할 방법은 없다.



얼마 전 파이낸셜타임스에서 페이스북과 구글 등 인터넷 공룡들이 금융업 진출로 금융투자 업계를 뒤엎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앞으로 SNS를 활용한 투자 플랫폼이 여러 형태로 출현할 것이다.

지난 1년간 금융당국과 검찰은 '증권범죄와의 전쟁'를 벌여왔다. 전쟁터가 SNS로 확대되기 전에 예방책 정도는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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