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는 “아내인 B씨에게 건강이 좋지 않다는 핑계로 이혼소송을 취하해 달라 부탁했지만 A씨의 목적은 따로 진행하고 있던 이혼소송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끌기 위한 것”이라면서 이같이 판결했다.
이어 “A씨는 혼인생활 중에 물건을 잃어버리는 일이 있으면 항상 아내가 훔쳤다고 의심하면서 폭행한 사실, 아내가 먼저 시작한 이혼소송을 방해하려고 고의로 주소를 알리지 않은 점에 비춰볼 때 혼인 파탄의 이유는 남편인 A씨에게 있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A씨는 위자료 50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
A씨와 B씨는 2006년 10월 혼인신고를 마쳤고 중국국적의 B씨는 두 달 뒤인 12월부터 한국에 들어와 혼인생활을 시작했다. 그 후 남편인 A씨가 사소한 일로 타박하거나 집에 있으면서도 문을 열어주지 않는 일이 발생하자 B씨는 법원에 이혼소송을 냈다. 이에 A씨는 아내에게 “화해할 생각이니 이혼소송을 취하해달라”고 부탁했다. 간청을 진심으로 받아들인 B씨는 소송을 취하했지만, 알고보니 남편 A씨는 별도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었다.
김윤정 서울가정법원 공보판사는 이번 판결을 두고“남편의 거짓말을 믿은 B씨가 재결합 의지를 보여줬는데도 몰래 진행하던 소송을 그대로 유지해 결국 승소판정을 받은 사정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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