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글로벌 투자가, 신흥시장으로 컴백

리라화·랜드화가치 3개월래 최고… 신흥국 통화가치 진정국면 돌입

주가하락으로 저평가 매력 커져… 3월 유입자금 390억달러로 늘어


글로벌 투자가들이 신흥시장으로 돌아오고 있다. 지난해 5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이 불거진 후 신흥시장에서 앞다퉈 자금을 빼냈던 투자가들이 신흥국들의 통화가치가 안정되고 주가하락 등으로 자산가치가 저평가되자 다시 투자를 늘리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모건스탠리가 공개한 최신 보고서를 인용해 전세계 투자자들의 신흥시장 복귀 의지가 지난해 여름 이후 가장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해 인도·인도네시아·브라질·남아프리카공화국·터키 등 신흥국을 '5대 취약국(fragile five)'로 분류해 해당국들의 금융시장 혼란에 일조했다는 점에서 이번 분석은 더욱 눈길을 끈다.

신흥국에 유입되는 투자금도 최근 들어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전세계 민간은행들의 모임인 국제금융협회(IIF)는 지난달 30개 신흥국으로 유입된 자금은 390억달러로 1월 50억달러, 2월 250억달러에 비해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달 23~28일 16억달러가 신흥시장 중심 상장지수펀드(ETF)로 유입됐으며 대표적 신흥시장 ETF인 MSCI신흥시장ETF에도 14억달러가 들어왔다고 전했다. 모건 하팅 얼라이언스번스틴 선임 포트폴리오매니저는 "신흥시장 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이전보다는 덜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투자가들이 조금씩 신흥시장 투자를 늘리는 배경에는 신흥국들의 통화가치가 진정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판단이 자리 잡고 있다. 터키 리라화와 남아공 랜드화 가치는 1일 장중 달러당 각각 2.1409리라와 1.5449랜드로 3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으며 인도 루피화 가치는 31일 달러당 60.02루피로 8개월 만의 최고치를 나타냈다. 독일 코메르츠방크는 보고서에서 "투자가들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양적완화 축소방침을 소화했고 정치적 위험요소도 자산가격에 반영됐기 때문에 신흥국 통화표시채권이 인기를 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선진국 증시와 신흥국 증시의 주가 격차가 33%로 지난 2006년 이후 최고를 나타내는 등 신흥국 증시가 저평가됐다는 점도 차익을 노린 투자가들을 끌어들이는 또 다른 요인이다. 러스 코스테리치 블랙록 수석 투자전략가는 FT 기고문에서 "신흥시장이 죽었다는 언론 보도는 과장됐다"며 "투자가들이 우려하는 변동성은 신흥시장에 당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여전히 신흥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는 위험하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가장 큰 위험은 중국의 성장둔화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기대에 못 미친 만큼 구리·원유·천연가스 등 원자재 수요 둔화로 직결될 수밖에 없어 이들 원자재 수출에 상당히 의존하는 여타 신흥국 경제에도 부정적인 파급효과를 미칠 수밖에 없다.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서방국가와 러시아 간의 긴장관계나 올해 인도·브라질·인도네시아 등 일부 신흥국에서 예정된 선거 등 정치적 불안요소 역시 신흥국 투자를 주저하게 한다. 특히 인도가 오는 7일부터 다음달 12일까지 총선을 치르고 브라질도 10월 대선을 앞두고 있다. 표심을 의식할 수밖에 없어 지지층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 있는 과감한 경제정책을 시행하는 데는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금의 회복세를 확대할 확실한 촉매가 없는 상황에서 투자가들은 향후 몇달간 신흥시장 투자에서 섬세한 취사선택이 요구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노주 프라드한 모건스탠리 이코노미스트도 "현재의 랠리가 이어지려면 투자자산 가격 상승이 신흥국의 경제구조 개선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담보할 수 있다는 점이 증명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