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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바가지 머리 소년들의 유쾌한 반란

영화 '요시노 이발관'



대대로 전통을 중시하며 살아온 일본의 한 작은 시골 마을. 이 곳에는 초등학생 또래의 남자 어린이들이 모두 바가지 머리를 해야 한다는 깰 수 없는 전통이 지켜지고 있다. 바가지 머리를 한 소년들은 일 년에 한 번 돌아오는 '산의 날' 행사에 단체로 모여 성가곡 '할렐루야'를 부르는 행사를 치러야 한다. 정기적으로 아이들의 머리 길이를 재고 꼭 맞춤한 바가지 머리로 자르는 일은 마을의 유일한 이발관의 주인 요시노 아줌마(모타이 마사코)의 몫이다. 큰 불만 없이 마을의 전통을 지키며 살아가고 있는 소년들에게 큰 파문을 던지는 사건이 발생한다. 어느 날 도쿄에서 갈색 머리를 멋스럽게 찰랑이는 남학생이 전학을 오고 모든 여학생들의 관심이 그에게 쏠리기 시작하자 소년들은 천편일률적인 헤어스타일에 문제의식을 느끼기 시작한다. 전학생의 헤어스타일을 바가지 머리로 만들기 위해 사력을 다하는 요시노 아줌마와 바가지 머리 스타일에 반기를 드는 소년들의 한판 승부가 벌어지는데…. 영화 '요시노 이발관'은 '카모메 식당', '안경'으로 호평을 받은 일본 감독 오기가미 나오코의 데뷔작이다. 지난 2004년 개봉해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그 해 국내의 '전주 국제영화제'에서도 상영됐다. 또한 2004년 베를린영화제에서 어린이영화 부문 특별상을 받기도 했다. '카모메 식당'과 '안경'을 통해 소소한 일상 속 관계의 소통과 가슴에 훈훈하게 번지는 유머라는 장기를 선보인 나오코 감독은 '요시노 이발관'에서 신구세대의 소통과 소년들의 성장담을 다뤘다. 획일화된 헤어스타일에서 벗어나려 이웃 마을 미용실에 단체로 갔다가 이발비가 너무 비싸서 돌아오는 장면이나, 아빠의 포르노 잡지를 몰래 훔쳐내 비밀 아지트에서 돌려 읽으며 호기심과 죄의식 사이에서 갈등하는 장면에서는 사춘기 직전의 소년 특유의 순박함에 폭소가 터져 나온다. 시종일관 유지되는 따뜻하고 유쾌한 시선 탓에 각박한 일상을 살고 있는 관객들에게 가뭄 속 단비 같은 휴식을 안기는 영화다. 25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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