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계속된 가운데 중국의 제조업 지표까지 3년새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중국발 악재로 시장의 불안이 가시지 않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세계 경제성장률에 대한 비관적 전망을 제시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1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인도네시아대학에서 연설을 통해 선진국의 회복세가 느리고 신흥국 경제는 더 둔화할 것이라면서 “세계 경제 성장세가 지난 7월에 예상했던 것보다 약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1일(미국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8% 떨어졌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각각 2.9% 하락했다. 이날 뉴욕 증시가 큰 낙폭을 보인 것은 중국의 경기가 하락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3년 만에 가장 낮은 49.7이었다. 7월(50.0)과 시장예상치(49.8)도 밑돌았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Caixin)이 발표한 8월 제조업 PMI는 2009년 3월 이후 6년5개월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차이신 제조업 PMI 확정치는 잠정치(47.1) 수준인 47.3으로 집계됐다.
유럽의 증시도 중국발 악재를 피해가지 못했다.
영국 런던의 FTSE 100 지수는 3.0%, 프랑스 파리의 CAC 40 지수와 독일 프랑크푸르트 DAX 지수는 각각 2.4% 내려갔다. 범유럽 지수인 유로 STOXX 50지수 역시 2.5% 떨어졌다. 지난주 후반부터 전날까지 나타났던 안정 장세가 사라지고 다시 극심한 변동장세가 연출된 것으로, 전문가들이 이번 주에 안정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본 것과는 다른 결과이다. 금융 시장의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은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이번 주에도 중국의 경기 하락 우려이다.
원유 시장의 변동성은 증시보다 심하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7.7% 떨어졌다. 유가 하락폭은 지난 7월 6일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 등으로 7.73% 폭락한 이후 최대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10월 인도분 브렌트유도 8% 이상 하락했다. 전날까지 사흘 연속 급등세가 이어지면서 사흘 만에 25% 넘게 올랐던 것과는 정반대 방향이다. 이날 원유 투자 심리를 급감시킨 요인도 중국 경기에 대한 불안감이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원유 소비국이어서 중국 제조업의 부진은 원유 소비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영향을 미쳤다.
중국 경기에 대한 우려는 안전한 자산에 대한 투자를 키웠다.
이날 미국 재무부 채권 10년물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 수익률은 2.22%에서 2.16%로 떨어졌다. 또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물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0.6% 오른 가격에 마감했다.
전날 아시아 주식시장에서도 일본증시가 폭락하는 등 다시 불안한 흐름을 나타냈다. 일본 도쿄시장에서 닛케이평균주가는 전장보다 3.84%(724.79포인트) 급락한 18,165.69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증시 폭락은 중국 경기 둔화 속도가 가파를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 탓이다. 일본 재무성이 이날 발표한 2분기 기업 설비투자(소프트웨어 제외)가 전 분기대비 2.7% 감소하는 등 경제지표가 좋지 않았던 것도 영향을 줬다.
중국 상하이 증시에서 상하이종합지수는 소폭 하락 출발한 뒤 오전 장중 한때 4.75% 폭락해 3,100선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점차 낙폭을 좁혀서 1.23% 하락한 3,166.62로 마감했고 중국 선전지수는 4.61% 추락했다. 시장에서는 전승절 행사를 앞두고 중국 정부가 지수를 관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7.26포인트(1.40%) 내린 1,914.23에 장을 마감했다. 대만 가권지수는 1.92%, 호주 S&P/ASX200 지수는 2.12% 각각 하락했다. 홍콩 항셍지수와 H지수는 각각 2.95%, 2.24% 떨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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