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교 '찜통교실 탈출' 안간힘 초등교 냉방시설 보급률 중고교의 절반수준각 교육청 수백억이상 예산 편성 100%설치 목표고유가 따른 전기료 부담 커 '그림의 떡' 될수도 최인철 기자 michel@sed.co.kr 서울 신림동에 사는 주부 이모(36)씨는 해마다 여름철이 다가오면 걱정이 태산이다. 초등학교 3학년인 아들이 평소 아토피를 앓고 있어 냉방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학교에만 다녀오면 증세가 훨씬 악화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에는 이씨 같은 엄마들의 고민이 한결 덜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각 지역 교육청들이 본격적인 무더위를 앞두고 초등학교를 '찜통 교실'에서 벗어나게 하느라 안간힘을 쓰고 있다. 18일 교육과학기술부와 지역 교육청에 따르면 전국 초등학교의 경우 수업일수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이유로 냉방시설 보급률이 중학교나 고등학교에 비해 훨씬 낮은 40~60%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에 따라 각 교육청들은 수백억원 이상을 특별예산으로 편생해 1~2년 내에 냉방시설 100% 설치를 완료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서울의 경우 초등학교 2만1,000여개 교실 가운데 지난해 기준으로 냉방시설을 갖추지 못한 곳은 1만2,000여개로 전체의 57%에 달했다. 이로 인해 상당수의 초등학교들이 정상적인 수업 진행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서울시 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올해 1,623억원을 투자해 이달 말까지 100% 냉방설비를 갖추겠다"고 밝혔다. 대전시 교육청은 오는 2010년까지 275억원을 집중 투자해 냉방시설을 100% 구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대전 지역 초등학교는 23.2%만 에어컨 등의 냉방시설만 갖춰 '사우나 교실'이라는 평을 받고 있는 상태다. 폭염으로 유명한 대구에서도 폭염교실 탈출이 한창이다. 대구시 교육청은 "올해 707억원을 들여 현재 63%인 교실 에어컨 설치비율을 100%로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충북도의 경우 2010년까지 80억여원을 들여 현재 냉방시설이 55% 수준에 불과한 초등학교 전체를 시원한 교실로 바꿀 방침이다. 현재 61.62%의 초등학교가 냉방시설을 갖추지 못한 광주시는 예산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장휘국 광주시 교육위 의원은 "초등학교는 냉방시설이 매우 열악하다"면서 "일선 학교의 냉방시설 확충을 위해 시 교육청의 예산확보가 절실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초등학교들이 냉방시설이 갖추더라도 제대로 가동될지는 미지수다. 고유가로 인한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 때문이다. 학교에서 쓰는 교육용 전기료는 1㎾h당 77원20전으로 여름의 경우 월 200만~300만원 수준에 이르고 있다. 교육용 전기료는 주택용(114원31전)보다는 싸지만 농사용(42원45전)보다는 비싸다. 실제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전국 초ㆍ중ㆍ고교 123곳을 대상으로 공공요금 인상에 따른 대책을 조사한 결과 95.1%가 하반기로 예정된 공공요금 인상이 부담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48.8%의 학교는 전기료가 오르면 냉난방 가동 횟수 및 기간을 아예 줄이겠다고 응답했으며 올해 예산에 전기료 인상분을 반영한 곳은 전체의 39%에 머물렀다. 교육당국은 관련 부처와 협의를 통해 교육용 전기료 부담을 줄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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