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시계제로… 위기를 사라 이병관기자 comeon@sed.co.kr 김영필기자 susopa@sed.co.kr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ImageView('','GisaImgNum_2','default','260'); 시계(視界) 제로(0)다.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다. 전문가들조차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에서 시작된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는 기존의 어떤 경제이론이나 경기 변동이론으로 설명할 수 없다고 말할 정도다. 수조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으로 가까스로 살아나는가 싶던 글로벌 증시는 금융위기에 따른 실물경기 침체 우려로 크게 요동치고 있다. 원ㆍ달러 환율은 하루에만 수백원 이상 급등락할 정도로 패닉상태를 연출하고 있고, 국내 자금시장도 살얼음판이다. 하지만 늘 그랬듯이 '위기'는 곧 '기회'다. 지난 97년 IMF 외환위기 등 금융위기가 벌어질 때마다 시장에 휩쓸리지 않고 한 발 물러서 '공포'를 싼 값에 사들인 투자자들은 조용히(?) 돈을 벌었다. 본지는 앞으로 금융시장이 어떻게 움직일지를 전망하는 한편 현 시점에서의 현명한 투자 전략은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시중은행의 대표 PB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PB들은 이번 위기에서도 '공포를 싸게 사들이라'고 권유했다. 저가 매수 대상은 '채권'이다. 물가가 떨어지고, 금융당국이 추가로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자금경색 여파로 은행채, 회사채 등의 금리가 단기 고점에 이른 것으로 평가되는 만큼 채권에 투자할 적기라는 설명이다. IMF 외환위기 때와는 달리 시중의 '돈맥(脈) 경화' 때문에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만큼 지금은 채권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평가됐다. PB들은 시장 상황이 불확실한 만큼 예금을 비롯한 안전 자산 위주로 투자할 것을 권유했다. 최근의 금융위기가 실물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밖에 없는 만큼 부동산 시장의 경우 적어도 내년까지는 반등이 힘들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신용경색이 이른 시일 안에 해소되는 것을 전제로 주식시장이 내년에는 반등할 것으로 전망됐다. PB들은 당분간 예금, 채권 등 안전 자산에 관심을 두되 앞으로 주가 반등 등 기회가 찾아왔을 때 투자할 수 있도록 MMDA, MMF 등 초단기 유동성 자산에도 자금을 일정 부분 배분하라고 조언했다. ● PB에게 길을 묻다 "채권·예금등 안전자산 위주로…분산원칙 꼭 지켜야" PB 5명중 3명 향후 1년간 채권이 가장 유망 금리인하 추세…고금리 특판예금 가입 좋아 적립식펀드 계속 불입·해외펀드는 비중 축소를 ‘채권과 예금 등 안전 자산에 투자하라.’ 극단적인 비관론이 금융시장을 지배하는 상황에서 국내 주요 시중은행들의 대표 프라이빗뱅커(PB)들이 추천하는 재테크 전략이다. 서울경제신문이 재테크 섹션인 ‘다트머니’ 발행 1주년을 맞아 5개 은행의 PB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벌인 결과 이들은 안전자산을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라고 조언했다. 미국발(發) 금융위기가 실물경기 침체를 부추기며 다시 금융불안을 키우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는 데다 현재 시중금리 수준이 고점이라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PB들은 원금마저 까먹고 있는 적립식 펀드 투자자들의 경우 “계속 불입하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또 국내 경기가 내년 하반기는 돼야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으며, 코스피(KOSPI) 지수의 경우 1,200선이 바닥권이며 앞으로 1년 이내에 1,800선까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PB들은 ‘분산투자’의 원칙을 철저히 지킬 것을 권유했다. ◇고금리 채권과 예금으로 돈을 굴려라=PB 5명 가운데 3명은 앞으로 1년간 가장 유망한 투자 대상으로 채권을 꼽았다. 한국은행이 추가로 기준금리를 낮출 가능성이 큰 만큼 시중금리도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채권가격은 금리와 반비례한다. 금리는 채권의 할인율을 의미한다. 금리가 올라가면 채권의 가격은 싸지고 금리가 내려가면 그 반대가 된다. 즉 채권 금리가 앞으로 낮아진다면 지금 채권을 사두면 나중에 비싸게 팔 수 있다. 최근 은행채를 비롯한 회사채 금리가 오르면서 카드채 등의 1년 만기 채권금리가 7%대 후반에 이른다. 은행채 금리도 7%대다. 박주한 신한은행 PB고객부 팀장은 “물가 상승 및 전세계적인 신용경색 문제로 금리가 크게 올랐지만 신용경색 문제가 점차 해결되면서 시중금리도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공사채나 우량 회사채, 채권형 펀드 등에 투자할 적기”라고 말했다. 다만 회사채에 투자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오덕수 외환은행 스타타워 WM센터 PB팀장은 “자금경색으로 기업의 자금사정이 어려운 시기에 회사채에 투자하는 것은 리스크가 크다”며 “옥석을 가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앞으로 금리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채권은 물론 고금리 특판예금에 돈을 넣어두는 게 좋다는 권유도 많았다. 현재 시중은행들은 금리가 최고 연 7%대인 특판 예금을 내놓고 있으며, 저축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최고 연 8%에 육박한다. 이정걸 국민은행 재테크 팀장은 “전세계적으로 금리 인하를 추진하는 시점이므로 특판예금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며 “3~6개월의 단기상품보다는 1년제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PB들은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 ▦채권 및 예금 50% ▦주식형 펀드, 주가연계상품 30% ▦머니마켓펀드(MMF), 종합자산관리계좌(CMA) 20% 등으로 운용할 것을 주로 추천했다. 1억원의 여윳돈이 있다면 5,000만원, 3,000만원, 2,000만원으로 나눠 분산투자를 하라는 것이다. 이정걸 국민은행 팀장은 “불안감이 여전히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데다 실물경제의 불황이 예견된다”며 “안전자산에 대한 비중을 충분히 확보한 포트폴리오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펀드, 환매하지 말고 유지해라=PB들은 현재 펀드 투자를 통해 손실을 본 경우라도 장기적인 차원에서 들고 있는 것이 낫다고 입을 모았다. 단 해외 펀드의 비중을 지금보다 줄이는 등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한편 주식 시장의 기술적 반등 시점에 일부 분할 환매를 통해 위험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오덕수 외환은행 팀장은 “지금처럼 주가지수가 급락한 상황에서의 성급한 환매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하지만 주식형 펀드의 비중이 너무 많은 경우에는 기술적인 반등 시점에 일부를 환매해 비중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상영 하나은행 선릉역 골드클럽 PB팀장은 “기존 펀드 투자자 입장에서는 손실 폭이 30~50%에 달하는 만큼 이미 손절매 타이밍은 지났다고 본다”며 “적립식 투자자들은 계속 불입을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며 단기적으로 시장이 반등해 손실 폭이 10~20%로 축소되면 포트폴리오 변경을 고려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정 팀장은 “국내 주식형 펀드의 비중을 70% 정도로 확대하고 해외형 펀드는 30% 정도로 제한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펀드 포트폴리오 재편에 대해서는 금융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국과 유럽 지역의 비중을 축소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으며, 국내 펀드와 글로벌 펀드, 이머징마켓 펀드의 비율을 5:3:2로 유지해야 한다는 조언도 있었다. 한편 펀드에 추가로 돈을 넣는 게 좋다는 의견도 나왔다. 박주한 신한은행 팀장은 “지금처럼 주가가 싼 시점은 펀드를 환매할 게 아니라 오히려 살 타이밍”이라며 “국내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9배 수준으로 과거보다 낮아졌기 때문에 ‘싸게 사서 비싸게 판다’는 투자의 기본 원칙을 이행하기 좋은 시점”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은 점진 하락=부동산 시장은 내년에도 하락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는 PB들이 많았다. 이들은 지금은 금리가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무리한 대출을 통한 부동산 구입은 금물’이라고 조언했다. 박승안 우리은행 투체어스강남센터 PB팀장은 “최근 금리가 계속 오르고 부동산 거래도 실종되고 있는데 이는 부동산 시장이 당분간 침체될 것이라는 신호”라며 “부동산 투자에 대해서는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으며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상영 하나은행 팀장은 “글로벌 신용경색과 투자 심리 악화로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앞으로 6~12개월 정도는 지속될 전망”이라며 “종합부동산세 개편이나 대출규제 완화 등의 가시적인 정책이 나오고 지방 미분양 아파트 문제가 해소되는 시점이 돼야 앞으로 부동산 시장이 다시 상승할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결국은 부동산 시장이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됐다. 박주한 신한은행 팀장은 “각종 부동산 관련 정책이 나오고 경기가 살아나면 부동산 시장도 회복될 수밖에 없다”며 “당분간 시장 상황을 관망하면서 앞으로의 부동산 투자를 위해 안전하게 자금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 일부 PB들은 집에 대한 개념이 ‘소유’에서 ‘이용’으로 바뀌면서 예전처럼 높은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기회복, 내년 하반기는 돼야=PB들은 국내 경기가 회복되려면 내년 하반기는 돼야 한다고 전망했다.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원ㆍ달러 환율은 이르면 연말부터 안정을 되찾기 시작해 달러 당 1,050~1,100원 선에서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주식시장에 대해서도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PB들은 대부분 코스피 지수의 바닥권은 1,200대로 지적했으며, 반등할 경우 1년 안에 1,800에서 최고 1,900선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세계 각국의 금융안정 조치로 신용경색 현상을 조기에 수습한다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되면서 주가지수가 반등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오덕수 외환은행 팀장은 “올 하반기 및 내년 초까지는 등락을 거듭하는 조정장세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각국의 금융지원 정책이 효과를 거둔다면 내년 2ㆍ4분기 이후에는 본격적인 상승장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같은 이유로 PB들은 유동성 경색이 완화되는 내년 2ㆍ4분기 이후부터 대출 금리도 하향 안정화 되면서 가계와 기업의 이자부담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박승안 우리은행 팀장은 “내년 2ㆍ4분기는 돼야 유동성 문제가 해결되면서 금리도 낮아질 것”이라며 “대출금리에 연동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추이를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 ▶ "통신·음식료등 경기방어株 노려라" ▶ [위기를 사라] 아파트 투자전략 ▶ [위기를 사라] 경·공매시장 노려볼까 ▶ [위기를 사라] 골프 회원권 장만해볼까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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