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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8월 13일] 기아차 노조 파업, 염치 없는 일

기아자동차 노조가 여름휴가가 끝나자마자 곧바로 또 부분파업을 시작해 “해도해도 너무 하는 게 아니냐”는 비난이 일고 있다. 전세계 자동차 업체들이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일자리가 없어 생계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인데 기아차 노조는 집단이기주의에 빠져 배부른 파업을 하고 있다는 질책이다. 기아차 노조의 요구는 기본급 5.5% 인상, 생계비 부족분 200% 이상 지급, 주간연속 2교대제(8+8시간) 및 월급제 즉시시행 등이다. 반면 사측은 어려운 경제여건을 감안해 임금동결과 생계보조금 200%+250만원 지급, 내년 상반기 주간연속 2교대제를 제안한 상태다. 현재 기아차는 주야 10시간씩 하루 20시간을 가동하고 있다. 노조의 주장대로 8+8 방식의 주간 연속 2교대제를 시행할 경우 임금은 오르는 반면 생산량은 15% 정도 줄어들게 된다. 한마디로 일은 적게 하고 임금은 많이 받겠다는 것이다. 노조의 임금인상 요구의 배경에는 대폭 개선된 상반기 영업실적이 깔려 있다. 기아차는 상반기 8조1,788억원의 매출에 4,192억원의 영업이익, 4,44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이익이 많이 났으니 성과를 배분해달라는 노조의 요구가 잘못됐다고 할 수만은 없다. 그러나 기아차의 이 같은 실적호전에는 환율효과 등도 있었지만 정부의 자동차 세제지원이 크게 도움이 됐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국민 혈세의 도움을 받아 거둔 성과를 배분해달라는 노조의 요구는 염치없는 일이다. 세제지원의 전제조건은 노사관계 선진화와 자율적인 구조조정이었다. 노사관계 선진화는커녕 파업을 일삼는 기아차 노조의 행태는 설득력이 없다. 파업을 하겠다면 그동안 지원 받은 세금을 반납하는 게 마땅하다. 정부는 자동차세제 혜택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으나 내수진작을 위해 연말까지 지원을 계속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그러나 기아차처럼 파업을 일삼거나 구조조정을 등한히 한 업체에는 지원을 중단하는 것이 옳다. 사측도 이번만큼은 법과 원칙에 따른 협상으로 19년째 계속돼온 상습적인 파업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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