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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미국서 온 금융불안, 장기화에 대비해야
입력2008-01-23 17:52:51
수정
2008.01.23 17:52:51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로 촉발된 세계 금융위기가 나날이 깊어지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기준금리를 0.75%포인트나 내리는 파격적인 조치를 취했다.
지난 2001년 9ㆍ11테러 이후 최악의 낙폭을 기록했던 전세계 증시의 충격이 그만큼 컸다는 점을 반증하는 셈인데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까지 언급될 정도다. 물론 84년 이후 가장 큰 폭의 금리인하를 단행한 덕에 글로벌 증시는 일단 진정세를 보였다.
그러나 세계 금융시장 불안은 올해 내내 지속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아직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따른 손실 파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올해부터 미국 실물경제까지 본격적인 영향을 받고 있고 아시아경제도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없지 않아 우리도 지켜보기만 할 수는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정부는 우선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해 긴밀하고 신속한 대응을 다짐했다. 일단 시장상황 점검반을 책임자 위주로 격상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필요하면 선제적인 유동성 지원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특히 올해 9조원의 여력이 있는 만큼 국민연금의 주식투자를 조기에 집행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으로 우리 수출기업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면 우리 경제의 악화 속도가 가중될 것이므로 사전에 적극 대비할 필요가 있다. 이미 무역수지는 지난 12월 57개월 만에 적자로 돌아섰으며 겨우 회복세에 돌입한 내수도 아직 미미한 실정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무엇보다 6%라는 올해 성장목표에 무리하게 집착할 필요가 없다. 또한 위축될 가능성이 높은 소비와 투자를 진작시킬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재정정책 등을 통한 경기부양책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유동성 증가에 따른 국내 금융기관들의 리스크를 면밀하게 살펴보고 건전성 감독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비록 국내 증시에 대한 직접적인 정책수단은 현 정부의 손에 달려 있다 하더라도 금융위기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도 적극 협조해 정책수립의 때를 놓치지 않고 일관성도 살리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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