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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정치인 낙하산'과 인사청문회


박근혜 대통령이 19일 '세월호 참사'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관피아(관료+마피아)'에 대해 "민관유착의 고리를 끊어내겠다"고 밝혔다. 안전감독, 인허가 규제, 조달 업무 유관단체에는 공무원을 임명하지 않는 등 공직자윤리법을 개정하기로 했다.

현 정부 들어 '관료천하'이던 것에 비해 이제라도 관피아 제재에 나서는 것은 만시지탄이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끼리끼리' 민관유착을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정치인의 낙하산 잔치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이 없어 아쉬움을 남겼다. 관피아에 일정 부분 고삐를 채우면 오히려 정권 실세의 등을 업은 정치인들의 공공기관 '낙하산' 투입이 늘어날 수 있는데도 말이다.

이렇게 되면 정부·여당이 6·4지방선거 이후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 공공기관 개혁도 성공을 장담하기 힘들다. 공공기관의 한 관계자는 "정통성 없는 기관장이나 임원들이 개혁하는 척 시늉만 내다 용두사미로 끝내는 경우를 많이 봤다"고 말했다. 실제 위기상황에서도 공기업 임직원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기보다는 오히려 노사 밀약을 통해 세금만 축내는 사례는 부지기수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부는 지난해 말부터 "공공기관의 낙하산 잔치는 끝났다"고 말로만 외쳐왔다. 친박근혜계 정치인들을 끊임없이 공공기관에 내려보낸 것이다. 새누리당은 아예 정치인 낙하산 투입을 끊임없이 주문해왔다. 민병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 따르면 현 정부 들어 공기업, 준정부기관, 기타 공공기관에 취업한 친박계 정치인은 84개 기관 114명으로 자리 기준으로는 기관장이 45명, 감사가 15명, 이사가 57명이었다.



물론 개혁 마인드가 있고 전문성이 있는 정치인의 경우에는 낙하산 인사로만 매도할 필요는 없다. 문제는 전문성이 부족한데도 정권이나 실세들의 줄을 타고 내려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공공기관의 부채 급증과 경쟁력 저하, 복지 과잉 등 복합적인 문제를 해결할 전략이나 로드맵도 없이 말이다.

이와 관련, 대안으로 제시되는 것 중의 하나가 공공기관 인사청문회다. 실제 새누리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는 지방 공공기관 인사에 대한 지방의회의 인사청문회를 제안했다. 그런데 중앙 공공기관의 청문회 필요성은 언급하지 않았다. 주호영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지방 공공기관이 중앙 공공기관보다 취약해 인사청문회를 하면 전문성을 높일 수 있다"면서도 "중앙 공기업에까지 도입하면 자질검증에 치우치지 않고 신상 문제에 치중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야권 단체장이 많은 지방 공공기관에만 인사청문회를 제안하는 것에 대해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인사청문회의 부작용을 방지하는 대안을 만들어 중앙 공공기관에도 인사청문회를 적용하는 것이 형평성에도 맞고 전문성을 높이는 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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