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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옷을 입은 데이터

서울대미술관 데이터 큐레이션전<br>설치 작품 등 26점 선보여

조지 리그래디 'Algorithmic Visualizations'

정보를 축적해 여러 세대에 걸쳐 활용하는 인간의 능력은 최초의 디지털 계산기(에니악, 1946년), 개인용 컴퓨터(1970년대 초), 하이퍼 텍스트와 그래픽 프로그램의 개발(1980년대)로 이어져 왔다. 20세기에는 이처럼 정보를 축적하고 활용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21세기 들어서는 데이터를 새롭게 해석하고 시각화하는 작업이 예술의 영역까지 확장됐다.

서울대미술관이 오는 8월 18일까지 현대인의 생활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데이터의 생성과 활용, 해석 과정을 조명하는 '데이터 큐레이션(Data Curation)'전을 연다.

전시를 기획한 노정민 선임학예연구사는 "중요한 것은 데이터를 형태로 변화시키는 프로세스와 프로그램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를 생성, 선택, 활용하는 주체가 누구이며 그 의도가 무엇인가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디지털 시대 큐레이터의 역할, 즉 큐레이션은 데이터 속에서 의미를 찾아내고 그 의미를 활용하는 맥락과 터전을 발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전시에서는 제품 디자인, 건축, 패션, 설치, 영상, 인터랙티브 아트 등 전 영역에서 데이터를 모티브로 한 26점의 작품들이 선보였다. 이/비 오피스(E/B OFFICE. 이용주, 브라이언 브러쉬 건축사무소)는 '무드 맵(Mood Map)'이라는 작품에서 데이터의 시각화를 통해 인간의 행태를 이해하고자 했다. 국내에 거주하는 불특정 다수가 트위터에 올리는 글의 내용을 여섯 가지 감정(기쁨이나 긍지, 사랑, 공포, 분노, 연민, 슬픔과 좌절)으로 분류하고 각 감정에 고유의 색과 빛을 부여해 광섬유에서 보이도록 했다. 헝가리 출신 미디어 아티스트 조지 리그래디는 '알고리즘 시각화'라는 작품에서 시애틀 중앙도서관 이용 정보를 소프트웨어를 통해 애니메이션으로 시각화했다. 건축가 국형걸은 반투명 플라스틱 골판지를 활용해 가로 세로 각각 30m에 달하는 설치 작품을 선보였다. 3차원 기하학을 이용해 점적인 밀도 변화를 선적으로, 더 나아가 3차원 공간적으로 표현했다. 작가는 식물의 성장구조에서 볼 수 있는 데이터를 콘트롤함으로써 새로운 공간 창출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데이터의 재해석 방법을 이해하고 데이터의 형성과 이용, 전환의 주체가 누구인지 고민해 볼 수 있는 이번 전시에는 김채영(섬유미술), 김수정(그래픽 디자인), 에번 로스(그래피티), 채정우&CA PLAN(공간/미디어 디자인), 프랜시스 비톤티(건축/디자인), 홍혜진(패션 디자인) 등 여러 장르를 아우르는 국내외 전문가들이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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