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원유 11% 밀은 5% 하락. 원유ㆍ철광석ㆍ구리 등 주요 원자재들은 실물 및 투기 수요의 증가로 앞으로도 지금의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기상악화 여파로 급등했던 글로벌 곡물 가격은 최근 수급안정으로 상승세가 주춤해지고 있다. 로이터-제프리스 CRB 지수(19개 원자재 가격을 종합한 지수)는 지난 9월에 8.58% 오르며 지난해 5월 이후 가장 높은 월별 상승치를 보였다. CRB 지수는 지난 9월 30일 286.86을 기록, 올해 최고치인 지난 1월의 293.75에 다가서고 있다. 최근의 상품시장 강세는 원유가 주도하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는 지난 3ㆍ4분기에 5.7% 올랐고, 특히 9월에 11.2% 급등했다. MF글로벌의 마이크 피츠패트릭 애널리스트는 “통화약세 등으로 금융부문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이 커지면서 원유와 같은 경성자산(hard assets)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물경제 반영도가 높은 구리와 철광석의 경우도 최대 소비국인 중국의 견조한 수요증가가 전망되는 데다 헤지펀드 등 투기세력들이 가세하고 있어 내년까지 강한 상승세가 예상된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3개월물은 지난 9월 29일 톤당 8,064달러로, 지난 2008년 중반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구리 가격은 지난 9월에 5% 넘게 올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애널리스트와 투자자, 생산자들은 구리 가격의 상승이 내년까지 이어져 사상 최고치인 톤당 9,000달러를 넘을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곡물시장은 애그플레이션 우려가 완전 가시진 않았지만 주요 곡물생산국의 충분한 비축량과 지난달 말 러시아의 곡물 수출금지 철회 등으로 수급 안정 조짐을 보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9월 현재 미국의 곡물 비축량은 17억부셸로 심리적 안정선인 10억부셸을 크게 웃돌고 있어 시장의 불안심리를 완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밀 2개월물의 가격은 지난 9월에 5% 떨어졌다. 자크 디우프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사무총장은 지난주 특별회의에서 “올해 글로벌 밀 수확량은 역대 3번째로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일부 국가들이 (자국 이익을 위해) 식량위기에 전략적으로 대처하고 투기세력마저 여기에 뛰어들면서 가격 급등을 부채질 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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