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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인간 생태계를 교란하는 돈

■ 풍경 속 돈의 민낯

정재흠 지음, 휴먼큐브 펴냄


회계사가 들려주는 돈 이야기는 어떤 내용일까. 암호 같은 수식에 머리가 아프고 횡령과 탈세 같은 악취가 가득할 것이라 생각했다면 오해다. 분명 돈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시가 있고 풍경이 있다. 이 책은 저자가 일상에서 마주한 풍경과 특정 장소(주로 경기도 안성지역), 어린시절에 대한 사색에서 출발해 그 속에서 발견한 돈의 본질을 풀어낸 글이다. 예컨대 강한 번식력으로 산자락에 자리잡은 들풀을 보다 류시화의 '들풀'이란 시를 떠올리고, 그 속에서 경제적 부담으로 번식력이 쇠퇴하는 인간 단상을 조명한다. 돈이 인간 생태계를 교란하고 더 나아가 인간과 자연의 교감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안성 남사당 바우덕이 축제 풍경은 슬픈경제, '생계형 성매매'에 대한 고찰로 이어진다. 조선 영정조 시대 이후 경제형편이 열악했던 남사당패는 생존을 위해 기형적 수입 통로를 만들 수밖에 없었다. 아니, 공연으로 돈 벌기 어려웠던 시대 배경이 기형적인 수입 통로를 만들도록 '강요'했다. 인간의 도리나 윤리, 인륜마저 버리도록 말이다. 그들에게 주어진 선택은 몸뚱아리 하나뿐. 팔 수 있는 것은 성(性)뿐이었다.

저자는 풍경과 문학, 영화, 역사 등 돈과 거리가 있어 보이는 소재를 활용해 총 28편의 돈에 대한 에세이를 엮어냈다. 환율과 자유무역협정(FTA), SSM(초대형슈퍼마켓), 파생상품 등 돈과 관련된 이슈들이 일상의 친숙한 소재들과 함께 제시돼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저자는 돈과 인간 삶의 상관관계를 독특한 방식으로 고찰한 배경에 대해 "인간과 자연이 조화를 이룰 때 안락감이 깃들듯 인간과 돈이 화해를 모색할 때, 인간이 돈의 위세에 억눌리지 않고 사이가 좋을 때 비로소 인간이 평화를 누릴 수 있다"며 "이 같은 진리를 추구한다는 일념으로 책을 썼다"고 말한다./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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