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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의 '신데렐라 스토리'

하루 7~8시간씩 연습 구슬땀, 골프백 싣고 '고속버스 투어'도


“우승트로피가 굉장히 무거웠다는 기억밖에 안 나요. 트로피가 가벼웠다면 아직도 믿어지지 않을 거예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힐스테이트서울경제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이튿날인 1일에도 이현주(21ㆍ동아회원권ㆍ사진)는 “너무 바라던 일이 이뤄지니까 눈물도 나지 않고 얼떨떨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그도 한국 여자골프를 쥐락펴락하는 1988년생 용띠 중 한 명이다. 하지만 신지애와 김하늘ㆍ김인경ㆍ박인비ㆍ김송희ㆍ오지영 등 동갑내기들의 활약을 부러워해야 했다. 지난해 KLPGA 정규투어에 데뷔했지만 지난달 24일 끝난 두산매치플레이챔피언십 4강 진출이 최고 성적인 무명 선수였다. 그러나 조급해 하지는 않았다. 그는 “내 샷이 더 나은 부분도 있기 때문에 그들의 쇼트게임이나 위기관리 능력, 경기 경험 등 장점을 본 받으면 기회가 올 거라고 믿었다”고 말했다. 장타와 균형 잡힌 스윙 등 잠재력을 가진 이현주가 거듭난 것은 두산매치플레이챔피언십 때부터. 친구이자 선망의 대상이던 김하늘(21ㆍ코오롱)을 첫판에서 꺾으면서 실력에 대한 자신감을 찾았다. 연승을 펼치다 4강에서 최혜용(19ㆍLIG)에게 7홀 차로 완패한 것도 자극이 됐다. 이날 800개 이상 볼을 때렸고 탈락한 다음날도 경기장에 나가 3시간 넘게 퍼팅 연습에 매달렸다. 하루 7~8시간씩 연습으로 흘린 땀도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연습장에서 입력해준 4시간 동안 공을 치다 언제 시간이 다 갔는지 몰랐던 때가 부지기수”라는 그는 마침내 힐스테이트서울경제오픈에서 ‘신데렐라 스토리’를 썼다. 하지만 골프를 포기할 뻔한 고비도 있었다. 아버지 이상화(49)씨가 직장을 다니다 사업을 시작한 지 3년 만에 실패하면서 가정형편이 갑자기 어려워진 것. 이씨는 “솔직히 딸이 스스로 골프를 그만뒀으면 하는 생각을 했다. 사업은 실패해놓고 자식은 골프 시킨다는 시선이 무엇보다 참기 힘들었다”며 “중학교 3학년이던 현주가 재능이 있었고 ‘스스로 헤쳐나갈 테니 그만두라고 하지 말라’고 해 골프를 계속 시켰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아버지는 얼마 후 서울에 있는 회사에 취직했고 ‘울산 소녀’ 이현주의 ‘고속버스 투어’는 이때부터 시작됐다. 승용차가 없어 고속버스 짐칸에 골프백을 싣고 대회가 열리는 도시로 가면 아버지가 회사 차로 터미널까지 마중 나왔다. 아마추어 시절 제주도 대회 출전은 생각할 수도 없었다. ‘상금으로 자동차를 사겠느냐’는 질문에 “고생하신 부모님께 드리겠다”고 대답한 그는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더 많이 우승하고 싶다”고 속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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