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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은·기재부 통화정책 간극, 소통 강화로 좁혀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한은과 기획재정부의 바람직한 관계를 "서로 역할을 존중해주는 것"으로 정의했다. 지난 13일 저녁 한은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기자들이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지명으로 시장에서 금리인하 기대감이 생겼다'고 질문하자 이 총재가 내놓은 답변이었다. 시장에서는 하필 이 시점에 왜 이런 발언이 나왔을까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핵심 실세이자 성장론자인 최 후보자가 한은에 금리인하를 요청하고 나설 것이라는 관측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아니나 다를까, 시장에서는 벌써 '최경환 효과'가 가시화하고 있다. 저금리 기조의 장기화에 대한 시장의 믿음이 더욱 굳건해지는 모양새다. 외환은행의 혼합형 대출 특판이나 금리를 연 3.22~4.67%로 낮춘 농협은행의 혼합형 대출상품 특별판매 등의 추세를 들여다봐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낮은 수준의 금리가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고 일각에서는 금리인하가 단행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물론 경제회복과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저금리 기조 유지든, 금리인하든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다만 여기서 전제돼야 할 것은 정확한 현실진단과 절차적 정당성의 확보다. 더욱이 지금은 유럽중앙은행이 경제회생을 위해 마이너스 예치금 금리를 도입하는 반면 미국 중앙은행(Fed)에서는 경기회복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금리 인상을 서두르는 등 상황 자체가 혼란스럽다. 이럴 때일수록 엇갈린 신호로 시장 혼란을 일으키기보다 서로 간에 소통을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물가안정을 목표로 하는 한은과 경제성장을 목표로 삼는 기재부는 어차피 경제흐름에 대한 인식에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어느 쪽이든 끌려가는 모습을 보여서는 곤란하다. 청와대 서별관 회의만 아니라 더 많은 만남을 통해 서로의 간극을 좁히고 일정한 신호를 보내도록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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