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 연안의 섬 청뫼도에서 태어나 서로 의형제를 맺고 함께 자라온 세 친구가 있다. 이들은 고향과 타지를 오가며 급격한 경제성장과 광주 민주화 운동 등 여러 사회 변화를 두루 겪은 세대로 대한민국 현대사를 오롯이 투영하는 인물들이다. 어느 날 이들은 모처럼 바다낚시에 나섰다가 갑자기 배가 뒤집혀 바다 한가운데서 고립된다. 세 친구는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같은 시절 서로 제각각 겪었던 다른 삶의 이야기를 하나, 둘 풀어낸다. 애면글면 살아온 각자의 인생이 바다 한가운데에서 하나로 모아진다.
소설 '결'은 작가 이외수와 (주)대상 청정원이 국내 문학발전에 기여할 재능 있는 신인 작가 발굴에 나서기로 뜻을 모아 제정한 '이외수문학상'의 첫 수상작이다. 2012년 11월 12일부터 지난해 2월 19일까지 100일간 우편과 인터넷으로 모두 259편의 중편 소설이 접수됐고, 수상작으로 정택진(50)의 '결'을 선정했다.
저자는 과거의 사건을 씨줄로, 그 사건과 마주한 등장인물 각자 삶의 이야기를 날줄로 삼아 이 둘을 촘촘히 엮었고 서사와 리얼리즘을 완성했다. 죽음의 위기에서도 멈추지 않는 주인공들의 멈추지 않는 해학, 그 속에서 묻어나는 삶에 대한 깊은 관조와 사유가 돋보인다. 1만 1,000원.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