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자 김복동(87)·길원옥(84) 할머니는 이날 오전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를 통해 낸 보도자료에서 “하시모토 시장의 잘 짜인 사죄 퍼포먼스 시나리오에 들러리 설 수 없다”며 면담을 거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두 할머니는 일본 전국을 돌며 피해 사실을 증언하고 있었다.
이들은 “일본 순회집회를 하면서 여러 일본 기자들한테 입수한 정보로는 이번 면담은 하시모토 시장이 사죄 퍼포먼스를 미리 짜놓고 심지어 무릎까지 꿇겠다는 언론 플레이용으로 준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는 자신의 발언이 아시아 시민사회와 유엔, 미 국무부ㆍ의회 등의 비판으로 이어져 곤란한 처지에 빠지자 자구책으로 강구된 각본임을 밝힌다”며 “하시모토 시장에 대해 한 가닥 기대를 하고 면담하려 했지만 순진한 생각이었다는 것을 반성 없는 그의 망언이 보여준다”고 말했다.
할머니들은 “그가 진심으로 우리에게 미안함을 느끼고 반성한다면, 그 동안 뱉은 범죄성 망언을 철회하고 공식 사죄해야 한다”며 “정치가로서 잘못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정계에서 은퇴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오사카 시청 언론 담당자도 면담 거부 사실을 통보 받았다고 전했다. 두 할머니는 대신 이날 오전 오사카 시청 앞에서 하시모토 시장의 망언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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