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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친데 덮친 GM… 이번엔 회계부정 의혹

북미지역에서의 판매부진과 이에 따른 신용등급 하락 위협 등으로 곤경을 겪고 있는 미국 자동차업체 제너럴 모터스(GM)가 회계부정 의혹이라는 또하나의 악재를 맞았다. 새로운 의혹의 초점은 GM이 당시 계열사였던 자동차부품업체 델파이와의 거래를통해 재무실적을 부풀렸는지 여부에 맞춰져 있다. 이 의혹을 전면에 부각시킨 13일자 월 스트리트 저널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00년 델파이는 리콜 비용 부담을 둘러싼 분쟁 끝에 GM에 2억3천700만달러를 지급했고 이 돈은 GM의 장부에 수입으로 기재됐다. 이 금액은 그해 3.4분기 GM의 전체 세전 수익의 19%에 이르러 이 회사가 월가분석가들의 일반적인 예상을 넘어서는 분기실적을 올리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그러나 GM은 당시 이 수입의 구체적인 내역을 공개하지 않았다. 1999년 델파이가 GM으로부터 분사되면서 발생한 종업원 퇴직급여 미지급분 해결을 위해 GM이 델파이에 대한 채권 상각의 형태로 지급한 8천500만달러 역시 의혹의대상이다. 이 돈은 사실상의 지출이었지만 GM은 이를 손실로 기재하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2001년 4.4분기 재무실적도 부풀려진 셈이 됐다. 월 스트리트 저널의 보도로 GM과 델파이의 거래에 관한 의혹이 증폭된 가운데증권규제 당국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GM에 이와 관련된 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구하는 소환장을 보낸 사실도 드러났다. GM은 "우리의 회계는 정확했고 거리낄 일이 없다"고 밝혔으나 엔론이나 월드컴의 회계부정 사태에서 최근의 AIG와 버크셔 해서웨이 계열 제너럴 리의 부당거래 의혹에 이르기까지 연이은 회계 스캔들에 염증을 느낀 주식 투자자들은 GM의 새로운의혹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13일과 14일 뉴욕증시에서 GM은 9.4%나 떨어져 12년만에최저치로 내려 앉았다. 앞서 GM은 '안방' 격인 북미시장에서 한국과 일본 업체들에 밀려 점유율이 크게떨어지면서 실적이 눈에 띄게 악화될 것이라는 자체 전망을 내놨고, 그 여파로 신용평가 기관들이 일제히 신용전망이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해 자칫하면 회사채가 '정크본드(투자부적격 채권)' 등급으로 추락할 위기에 처했다. 자신이 문제가 되고 있는 북미시장을 직접 챙기기 위해 북미지역본부장을 겸하겠다고 밝힌 릭 왜고너 GM 최고경영자(CEO)는 14일 노조 대표들을 만나 회사의 다급한 사정을 설명하고 비용감축 등에 관해 협력해줄 것을 당부했다. 증시 분석가들은 다음주로 예정된 1.4분기 실적 발표 때 GM이 희망적인 실적이나 향후 전망을 내놓지 못한다면 투자자들의 신뢰가 더욱 저하되는 것은 물론 신용평가 기관의 추가적인 조치를 촉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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