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시론/3월2일] 토공·주공 통합 서둘러야

주공과 토공의 통합문제는 어제오늘의 문제는 아니다. 이미 지난 1998년부터 시작된 양 공사의 통합 논의는 통합의 당위성과 국민적 지지에도 불구하고 법안의 국회논의라는 정치적 과정에서 늘 흐지부지되거나 일부 기능조정으로 후퇴함으로써 양 사의 문제를 더욱 수렁으로 끌어내렸으며 2003년에도 어렵사리 국회에 상정된 법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통합방침이 철회되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이러한 주공과 토공의 통합을 둘러싼 기본적인 논의구조를 요약해보면 정부의 통합추진, 여당의 소극적 찬성, 야당의 적극적 반대라 할 수 있다. 현 시점도 그때와 유사하다. 중복기능·개발환경 변화 고려
엊그제 해당 상임위 자리에서 야당의원들은 통합용역을 통해 원점에서 통합타당성부터 검토하자는 주장을 했다. 그간 통합문제의 핵심은 양 사의 기능중복과 비효율이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몇 번의 기능조정이 시도됐으나 오히려 양 사의 경쟁구도만 강화시켰고 기능중복만 심화시켰을 뿐이다. 만약에 통합반대 측의 주장대로 이 시점에서 통합을 하지 않고 다른 대안, 즉 이전과 마찬가지로 기능조정이나 몇몇 경영효율화조치를 하는 것으로 선회한다면 그 결과는 과거와 다를 바 없을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과거의 시행착오를 또다시 반복할 뿐인 것이다. 주공과 토공 양 사는 개발시대의 중추적인 중앙 공기업으로서 주택과 도시ㆍ토지 분야에서 많은 역할을 담당해왔다. 그러나 시대와 환경이 변화한 만큼 이에 맞게 양 사도 변화해야 한다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이치다. 택지개발 및 신도시 사업, 혁신도시 건설, 도시재생 등 업무의 상당 부문에 걸쳐 기능이 중복되는 실정도 문제지만 30여년 전과 현재의 개발환경이 달라졌다는 점을 감안해야 하는 것이다. 경영효율성 훨씬 높아질것
양 사의 통합은 유사 또는 상호 직결된 기능을 단일기관이 수행하게 함으로서 개발의 효율성을 높이고 체계적인 개발이 가능하도록 하는 순기능을 가져올 것이다. 또한 양 사는 현실적으로 공공 부문이 담당할 수밖에 없는 서민주거복지실현을 위한 공공주택공급을 주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합당한 재정지원은 물론 가장 효율적인 시행 구조가 필요한 법이다. 현재 우리나라 장기임대주택 재고율은 선진국의 절반도 안 된다. 앞으로도 서민계층을 위한 임대 주택을 지속적으로 건설해야 하는데 관건은 재원과 택지의 공급이다. 현재 주공에서 주로 담당하는 임대주택사업은 토공의 택지개발사업 등 수익사업을 통한 재원의 교차보조 및 기존의 도시정비를 통한 가용택지의 마련을 통해 보다 원활히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통합의 순기능에도 불구하고 양 사의 조직의 관점에서 보거나 정치적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여야의 입장에서 본다면 통합문제에 대한 답은 요원하기만 할 뿐이다. 또한 양 사의 거대 공기업화 및 부실화를 들어 통합에 반대하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통합은 중복되는 두집 살림을 하나로 줄이는 슬림화조치인 점을 잊지 말자. 양 사가 각기 따로 존재할 때 국가적인 측면에서 거대 공기업화는 더 큰 문제가 되는 것이다. 또한 부채문제와 관련해 양 사가 통합된다고 해서 부채가 늘어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중복살림을 줄임으로서 부채의 규모를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일부에서는 현재의 경제난국을 이유로 통합을 다음으로 미뤄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는 옳지 않다. 오히려 어려운 경제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공공 분야의 정책으로서 양 사의 통합이 필요하다. 서로가 고통을 분담하고 더 나은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치유책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은 것이다. 양 사가 통합되면 택지개발이익을 임대주택에 재투자함으로써 서민주거비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 그리고 주공과 토공의 중복자산 매각, 지사통합, 운영비 절감으로 통합공사의 재무구조가 개선되고 경영효율성은 한층 높아질 것이다. 통합으로 주택단지ㆍ산업단지 등 단일목적 위주의 개발에서 탈피해 주거ㆍ산업ㆍ문화ㆍ환경 등이 함께 하는 종합적 개발이 가능하게 돼 보다 체계적으로 지역발전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30년 이상 병존해온 기업을 통합하다 보면 크고 작은 문제는 있을 수 있다.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선진국 또는 국내 일부 공기업과 민간기업에서 도입하고 있는 독립사업부제도를 통해 조속한 통합을 추진함으로써 어려운 국내 경제사정과 꽁꽁 얼어붙은 건설경기를 살리는 데 일조하고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 다시 한번 강조하건대 주공과 토공의 통합은 서둘러야 한다. 끝으로 주공과 토공의 통합과정이 지난 십수년간 이어져온 양 사 간의 갈등을 치유하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모범적 공기업이 재탄생하는 과정이 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도록 관련 당사자들이 지혜를 모아 합리적인 대안을 도출하기를 기대해본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