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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사상의 변화로 중국 역사 재해석

■ 중국 제국을 움직인 네 가지 힘<br>(미조구치 유조·이케다 도모히사·고지마 쓰요시 지음, 글항아리 펴냄)


일본인이 바라본 중국 사상과 중국에 관한 책이다. 중국사상을 통해 중국을 이해하려는 시도다.

그간 중국이라는 표상을 만들어온 것은 주로 서구적 시선이었고 여기에 일본적 관점도 존재했다. 이 책은 이런 외부적 시각으로는 중국사회의 역동성을 놓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중국의 사상사(史)를 제안한다. 방법은 중국 역사상의 4가지 큰 변동기에 초점을 맞추고 거기에서 어떠한 새로운 역사가 탄생했는지를 해명하려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진한제국의 천하통일''당송의 변혁''전환기로서의 명말청초''격동하는 청말민국 초기'를 다룬다. 저자들은 각자 전문분야의 강점을 살려 많은 토론과 윤독을 거쳐 '중국사상의 내재적 변동'을 잡아내고 '중국사상을 통해 중국을 깨닫게 되는' 저술을 이루도록 했다고 밝히고 잇다. 서구적 시선에서 탈피하고 일본의 관점에서도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게 저자들의 변(辯) 이다.

저자들은 중국의 공산혁명이 16세기부터 이어져온 중국 향리 공간의 상호부조 전통이 무르익은 가운데 출현할 수 있었다는 사실을 비롯해 현대 중국이 자본주의와 공산주의가 공존하는 형태로 탄생할 수밖에 없었던 사회적 맥락도 짚어낸다.

사상사라고 했지만 철학적인 담론을 하나하나 서술하지 않고 긴 역사 속에서 중국은 무엇이 어떻게 변화했고 그것이 어떻게 '현재'에 이어지고 있는지를 조망한다. 저자들의 표현대로라면 "왕조사 스타일을 버리고 변동의 원리로" 역사의 숨겨진 동력을 드러내는 방법을 사상사에 적용했다고 보는 게 좋을 것 같다. 저자들은 "이 책이 과제로 삼은 지점은 중국의 사상을 아는 데 있지 않고 그것을 통해 중국을 아는 데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예를 들어 저자들은 아편전쟁(1840~1842) 이후를 중국의 근대과정이라 보는 시각에 반대한다. "중국 역사의 변화가 왕조에 의해 규정되는 것이 아니라 변화에 의해 왕조가 규정된다. 즉 중국의 역사가 그 역사상을 자기의 것으로 한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유럽의 역사상이 근대상을 드러내려는 작업으로서 고대 그리스의 역사상을 창출해내고 고대의 양상으로부터 근대에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유럽이 하나의 역사이야기를 지어냈던 것처럼, 우리도 중국에 대해서 또 하나의 역사이야기를 지어내는 것 또한 가능한 것이다."

저자들은 "중국을 외부에서 경치를 구경하듯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내부에 시선을 두고 보면 단조로운 왕조 교체사로밖에 비치 않는 시대의 근저에 느릿하지만 거대한 역사의 변혁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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