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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8월 2일] 법과 원칙마저 무시하는 뻔뻔한 국회
입력2008-08-01 16:49:54
수정
2008.08.01 16:49:54
한나라당과 민주당 원내 지도부가 모처럼 상임위원장 배분 등 원 구성에 합의했다가 법정기한 20일이 지난 장관 청문회를 특위로 처리하는 것을 청와대가 거부함으로써 원 구성이 다시 불투명해졌다. 개원 문제에서도 법을 어긴 국회가 장관 청문회도 무책임하게 법과 원칙을 무시하려다가 한방 먹은 셈이다. 그런데도 반성은커녕 원 구성 실패의 책임을 청와대로 돌리는 뻔뻔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청와대가 “장관 청문회는 법과 원칙에 관한 것으로 함부로 원칙을 훼손해서는 안 되며, 나쁜 선례를 남기게 된다”고 거부 이유를 밝힌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청문회를 열 수 있는 20일을 감투싸움 등 정쟁으로 허송세월하고도 이를 특위로 처리하려는 것은 너무나 무책임한 일이다. 입법부가 이처럼 법과 원칙을 어기고 편법으로 처리하려 하면 ‘법치주의’는 훼손되고 국회의 존재가치도 찾기 어렵게 된다.
우리나라처럼 ‘특별법과 특위’가 많은 나라도 드물다. 걸핏하면 특별법이나 특위다. 무슨 특별한 일이 그렇게 많은지 모르겠다. 이는 역설적으로 제때에 일을 처리하지 못하고 뒤늦게 특별법이나 특위를 마련해 허둥지둥 처리한다는 뜻이다. 지금 국회에 가동 중인 쇠고기국정조사ㆍ민생안정대책 등 5개 특위가 이를 말해준다. 제대로 역할도 못하면서 마치 특별한 일이나 하는 것처럼 법석을 떨고 있다.
정치권은 “한국은 정치하기 쉬운 나라다. 어려우면 특별법이나 특위를 만들면 되니까”라는 외국인의 비아냥거림을 귀담아들어야 한다. 장관 청문회를 정쟁으로 열지 못했으면 국민에게 사과부터 하는 것이 올바른 순서다. 불행하게도 이런 모습은 찾아볼 수 없고 책임을 전가하기에만 바쁘다.
기간이 지난데다 실효성이 의심스러운 장관 청문회를 특위로 처리하려는 무리수를 두어서는 안 된다. 청와대가 장관 청문회를 거부한 상황에서 이에 미련을 갖기보다는 이를 제외한 여야당 원내 지도부의 합의 사항을 살린다면 원 구성이 그렇게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벌써 2개월이나 개점휴업 상태다. 원 구성을 서둘러 더 이상 18대 국회가 법과 원칙을 무시하는 국회라는 비난을 듣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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