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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발레 '라이몬다'

'동·서양 발레의 만남' 신비하고 강렬함 선사


한ㆍ러 수교 20주년을 기념해 국립발레단과 볼쇼이발레단의 최초 합동공연으로 일찌감치 주목을 받아온 '라이몬다'는 서양의 발레에 동양적ㆍ남성적 색채를 자연스럽게 녹여내 신비하고 강렬한 느낌을 선사하면서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완성도를 보여줬다. '라이몬다'는 13세기 중세 십자군 시대의 헝가리 왕국을 배경으로 한 클래식 발레로 웅장하고 화려함으로 손꼽히는 대작이다. 십자군 전쟁에 출정한 기사 장 드 브리엔의 약혼녀 라이몬다가 사라센 영주 압데라흐만의 유혹과 협박을 물리치고 마침내 연인과 결혼한다는 내용으로 어렵지 않은 스토리에 화려하고 웅장한 중세 유럽풍의 왕국을 그대로 무대로 옮겨와 정통 클래식 발레의 정수를 보여준다. '라이몬다'의 전막 공연은 흔히 보기 힘든 희소성이 있는 작품으로 갈라 공연이나 '해설이 있는 발레'에서 주요 파드되(2인무)만 소개됐던 작품을 유리 그리가로비치 버전으로 국립발레단이 국내 최초로 선보인 것이다. 1막에선 그랑 파드되(4쌍의 무용수들과 주역 무용수 한 쌍이 어우러져 추는 춤)의 화려한 앙상블이 관객의 눈길을 사로 잡는다. 특히 라이몬다의 1인무에서 제떼 마네쥬(다리를 벌리고 뛰면서 큰 원을 그리는 것)는 남성 무용수들이 주로 하는 동작이지만 이 작품에선 여성 솔리스트가 소화해 색다른 맛을 선사한다. 라이몬다의 꿈 속 장면을 재현한 1막 후반부에선 그리스 여신들의 군무가 몽환적인 느낌을 선사한다. 특히 공연 전체를 관통하면서 이목을 사로 잡은 것은 헝가리와 스페인의 민속춤을 발레로 승화한 무용수들의 매력적인 연기다. 헝가리 민속춤의 직각 형태의 팔 동작에다 한 손으로 다른 손바닥을 내리치면서 박수 소리를 내며 흥을 돋우는 장면이 라이몬다의 오리엔탈리즘적 색채를 더욱 강하게 만든다. 2막에선 사라센 영주인 압데라흐만의 끈질긴 구애와 라이몬다의 거절, 그리고 십자군 전쟁에서 돌아온 장 드 브리엔과 압데라흐만의 결투가 이어진다. 2막은 특히 마리우스 프티파 버전에선 볼 수 없는 그리가로비치의 버전을 만날 수 있는 장면이 눈에 띈다. 프티파가 여성의 화려하면서도 섬세한 연기를 주로 안무했다면 그리가로비치 버전에선 남성미가 강하게 표현돼 결투 장면이 삽입되고 여성 무용수의 춤에서도 남성적 느낌이 배어 나온다. 아울러 오리엔탈 풍의 디베르티스망(무용수들이 한 장면에서 여러 가지 춤을 선보이는 것)과 남성 솔리스트가 여성 솔리스트 옆구리를 한 손으로 받쳐 들고 사선 방향으로 워킹하는 장면도 고난도의 기술이어서 눈길을 끈다. 25일 개막 공연에서는 한국 무용수인 김주원과 김현웅이 각각 라이몬다와 장 드 브리엔 역을 맡아 뜨거운 무대를 선보였다. 하지만 마리아 알라쉬와 알렉산더 볼치코프(26일), 안나 니쿨리나와 아르템 아브차렌코(27일), 김지영과 알렉산더 볼치코프(28일), 김주원과 김현웅(29일), 김지영과 알렉산더 볼치코프(30일) 등 매일 다른 캐스팅이 이뤄져 골라보는 재미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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