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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자기영광에 취한 박근혜 캠프


대통령 선거 유세 현장에 가면 취한다. 신나는 노래와 율동, 선동적인 연설과 군중의 환호가 뒤섞이기 때문이다. 군중심리학자 오르테가 이 가세트의 말처럼 ‘자기영광(self-glorification)’에 취해 ‘박근혜’를 연호한다.

새누리당의 취약지인 전북 군산 유세에서 만난 여고생들은 박 후보가 나타나자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으러 달려들었다. 수도권을 제외하고 비수도권 지역에서 박 후보는 장년층의 ‘아이돌’이고 젊은이에게 ‘연예인’과 같다.

환호는 거기까지다. 지지자로 가득 찬 유세현장에서 한발짝 뒤로 물러서면 수도권이고 비수도권이고 할 것 없이 분위기는 사뭇 달라진다.

대전역 광장에서 박 후보가 국민소통을 상징해 17대 시도의 물과 흙을 섞는 이벤트를 바라 본 한 시민은 “섞기만 하면 뭐해 자기가 소통해야지”라고 쓴소리를 했다.

군산 유세에서 김경재 기획특보가 문재인 후보를 질타하자 한 20대 시민은 “그렇게 자신이 없나, 왜 남을 비방해 자기 얘길 하지 못하고”라며 혀를 찼다.

수원의 한 대형마트 앞 6차선 도로 한가운데에 5톤 트럭을 세워놓고 한 대규모 유세현장에서는 막힌 길 때문에 운전자들이 길게 경적을 울리며 항의했다.



대선 유세 현장에서는 갖가지 사고나 오해가 생길 수 있다. 문제는 이를 고치려는 태도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장의 있는 그대로의 사실이 캠프에 바로 전달돼야 한다.

박 후보 캠프는 초반 유세 결과에서 박 후보가 문 후보를 앞섰다고 자평했다. 유세 현장에 박 후보는 평균 2,000~3,000명이 왔고 문 후보는 500~700명이 왔다는 숫자를 근거로 이겼다고 자랑한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자랑한 대전역 유세의 4원 중계는 소리가 나오지 않아 사실상 방송 사고였지만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수원의 도로 유세가 주민의 짜증만 유발할 뿐 표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전해지지 않았다.

사소한 잘못에 대해 기자가 이렇듯 강하게 비판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박 후보와 그 주변의 소통부재가 낳은 단면으로 비치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이는 또 만약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게 되면 정부와 국민 사이에 같은 일이 다시 벌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노파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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