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지도부는 1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을 향해 비판을 쏟아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북한의 SLBM 실험과 NLL을 향한 130여발의 포격을 거론하며 “김정은 정권은 상식적으론 예측이 불가능한 정권”이라고 평가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새누리당 초·재선 의원 모임인 아침소리가 11일 내놓은 “5·24 조치를 해제하고 북한과 적극적으로 교류하자”는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아침소리는 11일 모임을 열고 이명박 정부가 모든 대북지원을 차단하기 위해 시행한 5·24 조치를 해제하는 데 의견을 모은 바 있다.
김영우 새누리당 수석대변인은 “당시 (최고위원회의의) 상황은 북한과 대화하고 교류하자는 것과 거리가 멀었다. 오히려 유사시에 대비해서 만반의 태세를 갖추자는 쪽이었다”고 회의의 분위기를 전했다. 김 대표 역시 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강경책뿐 아니라 유화책도 중요하다”면서도 5·24 조치 해제에 대한 입장을 묻자 “유도질문은 하지 말라”면서 자리를 떠났다. 이는 5·24 조치 해제 요구에 분명한 선을 그은 행동이라 풀이된다.
아침소리 간사인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당 지도부와 달리 “(지금 같은 때일수록)적극적인 포용정책을 써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하 의원은 “아예 (북한과) 만나지 않으면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을 늦게 파악할 수밖에 없다. 급변사태가 일어나더라도 일주일이나 보름 뒤에 상황이 끝난 뒤 알게 된다면 통일을 못 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5·24 조치를 해제하고 그것을 지렛대로 대북특사 파견을 주장한 11일의 입장은 아직도 유효하다. 이럴 때일수록 대북특사를 보내자고 떠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 의원은 “안보와 대화는 별개로 갈 수 있다. 북한은 핵 실험을 하고서도 대화를 요청하는데 우리도 안보를 강화하면서 계속 대화하자고 해야 한다”면서 교류를 늘리자는 의견이 안보를 소홀히 하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하기도 했다.
당 지도부와 아침소리의 입장이 확연히 갈라지는 상황은 아침소리 내부의 소수의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그에 따라 아침소리 소속 의원 간 첨예한 논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아침소리 회원이기도 한 김 수석대변인은 “아침소리 공식입장이라곤 하지만 나는 생각이 다르다”고 밝혔다. 아침소리 소속인 김종훈 새누리당 의원 역시 “지금은 특사가 가고 할 시기가 아니다”라고 전제한 뒤 “5·24 조치 해제가 (아침소리의) 공식입장이 아니라고 밝힐 것을 다음 모임에서 요구하겠다”면서 김 수석대변인에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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