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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수집·느낀 점 등 활동후기 쓰게해야

■ 자녀 체험학습 효과 높이려면…

올 1월 자연 상태의 갯바위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부산아쿠아리움의'록풀(rock pool)' 에서 어린이들이 불가사리 등 해양생물을 손으로 만져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뚜렷한 목적을 갖고 체험활동을 하게 하고 활동 후에는 꼭 후기를 남겨야 한다고 조언한다. /서울경제DB


● 떠나기 전
후보지·일정 아이와 함께 정하고 미리 활동내용 이야기하면 좋아

● 현장에선
목적 잊지않게 상기시키고 카메라 등 직접 활용하게 해야

● 다녀온 후
새롭게 깨달은 점·궁금증 등 나만의 보고서 쓰는 것도 바람직


여섯 살 남자아이를 둔 박원철(37)씨는 얼마 전부터 일요일이 반갑지 않다. 인기 예능 프로그램인 '아빠 어디가' 때문이다. 아빠와 함께 여행을 떠나는 아이의 모습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아내와 아이를 볼 때면 괜스레 죄책감이 밀려온다. 좋아하는 아이를 보면서 '그래, 다음주 일요일에는 가까운 곳이라도 다녀오자'라고 마음먹지만 지키기가 쉽지 않다. 늘 가던 동물원이나 놀이공원이 아닌 색다른 곳을 찾아보곤 하지만 막상 어디를 어떻게 가야 할지 감도 잡히지 않는다. 박씨는 "아이와 함께 나들이를 가는 것도 힘들지만 최근에는 어디를 어떻게 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도 크다"고 말했다.

최근 '아빠 어디가'가 큰 인기를 얻으면서 박씨처럼 자녀와 함께 체험학습을 계획하는 가족이 늘고 있다. 교육 전문가들은 체험학습은 자녀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가족 간에 돈독한 유대관계를 다질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체험학습은 부모와 자녀가 함께 후보지를 찾고 일정을 정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현장에서는 자녀로 하여금 체험 목적을 잊지 않게 하고 적극적으로 활동에 참여토록 한다. 사진 촬영이나 메모를 꼼꼼히 하면 도움이 되며 활동 후기를 남기면 더 좋다. 아이가 단순하게 몸으로 느끼는 외부활동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어린이 도서 '신통방통 체험학습 보고서'를 펴낸 김주한 좋은책어린이 편집장은 "체험학습에서 아이들은 앞으로 어떤 삶을 살지 삶의 목표를 깨우칠 수 있다"며 "아이들 저마다의 흥미와 소질을 알 수 없기 때문에 가능한 많은 경험을 갖게 해 이를 발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계획적인 체험학습은 아이가 가진 재능을 발달시키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선 체험학습 전에는 부모가 몇몇 후보지를 정한 뒤 자녀와 함께 상의하는 것이 좋다. 아이가 최근 학교에서 배운 내용과 관련돼 있거나 특별히 관심을 갖는 분야가 있다면 방향을 정하기 훨씬 쉽다. 비록 아이가 경험해본 적은 없지만 아이의 삶에 꼭 필요한 체험학습이 있다면 이를 선택하면 된다. 장소를 정하면 해당 체험학습의 목적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이동 경로나 체험 시간 등을 고려해 자녀에게 무리한 일정이 되지 않도록 계획하는 것도 중요하다. 일정을 짤 때는 체험활동의 구체적인 커리큘럼 등을 미리 확인하고 자녀와 함께 체험할 내용에 대해 추측해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바람직하다. 체험활동 전에 미리 관련 지식을 수집하고 떠올리는 과정을 갖게 되면 아이의 뇌가 활성화돼 학습 효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체험학습을 떠났다면 현장에서 부모 역할이 중요하다. 먼저 부모는 자녀가 체험의 목적이 무엇인지 잊지 않도록 상기시켜줘야 한다. 혼자 자료를 수집하거나 친구들과 함께 하는 과정에서 어디에 중점을 둬야 하는지를 알려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방향을 잃지 않게 된다. 또 자녀가 직접 카메라와 수첩ㆍ필기도구 등을 담은 보조가방을 갖고 다니면서 물품을 주도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수첩에는 느낀 점과 새로 알게 된 점, 깨달은 점, 궁금한 점, 앞으로 더 알고 싶은 부분 등을 메모하도록 하고 입장권이나 안내문 등 체험학습과 관련된 자료는 잊지 않고 챙기게 한다. 중요한 전시물이나 체험 장면 등은 직접 카메라로 촬영해 사진으로 남기는 것도 좋다.

다녀왔다고 끝이 아니다. 체험활동 후에는 정리가 필요하다. 먼저 아이에게 수집한 자료와 체험 중 느낀 점 등을 정리하면서 체험학습 보고서를 작성하게 해야 한다. 보고서를 작성할 때는 날짜와 이름을 쓴 뒤에 장소와 날씨를 쓴다. 이어 목적과 내용을 쓰면 되는데 이때 느낀 점과 깨달은 점, 새롭게 알게 된 점을 적고 궁금한 점이나 앞으로 더 알고 싶은 점도 기록하게 한다. 체험학습을 시작하기 전의 생각과 체험학습을 하면서 느낀 점, 체험학습을 마치고 나서의 생각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적어보면 매우 유익하다. 또 나만의 보고서를 쓰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다. 만화나 편지 형식을 접목해보거나 기억에 남는 장면을 보고서에 그림으로 그리면 아이가 더 큰 흥미를 가질 수 있다. 백과사전이나 기사, 관련 사진 등을 스크랩 형식으로 보고서에 첨부하면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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