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 전문가들은 ▦해킹의 주요 타깃이 청와대ㆍ정부부처ㆍ언론사 등이라는 점 ▦국가정보원이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북방한계선(NLL) 발언을 전격 공개한 점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앞둔 점 ▦박 대통령이 6ㆍ25전쟁은 남침이라고 강조한 점 등을 이유로 북한이 절묘한 타이밍에 사이버 테러를 단행했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특히 국제해커집단인 어나니머스가 북한에 대한 해킹을 예고한 상황에서 북한이 선제적으로 청와대와 국무조정실 등을 대상으로 사이버 테러를 단행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 국제해커단체 어나니머스는 이날 청와대 홈페이지 해킹에 대해 “북한의 김정은 직속 사이버 부대의 공격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어나니머스코리아(@YourAnonNewsKR) 측은 이날 트위터에 청와대 해킹 공격과 관련, “북한의 계략에 속아 넘어가서는 안 된다”며 배후세력으로 북한을 지목했다.
어나니머스 측은 “북한은 어나니머스를 사칭해 우리가 청와대를 해킹한 것처럼 꾸미는 수작을 부리고 있다”며 “다시 한번 말하지만 어나니머스는 청와대를 해킹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청와대와 국무조정실 홈페이지가 해킹으로 다운된 직후에도 어나니머스의 한 해커(@Anonsj)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공지: 우리는 청와대를 해킹하지 않았다”는 트윗을 올렸다.
이날 청와대 홈페이지 외에도 국무총리 비서실 홈페이지와 서울ㆍ경기ㆍ인천ㆍ부산ㆍ울산ㆍ광주 등 8개 새누리당 일부 시도당 홈페이지, 일부 언론사 사이트들이 무더기로 해킹을 당했다. 또 통일부ㆍ국방부ㆍ국정원 등의 홈페이지와 연결된 국가정보통신망이 분산서비스거부(DDosㆍ디도스) 공격으로 추정되는 사이버 공격을 받고 정오 한때 일시 불통되거나 속도가 느려지는 피해를 입었다.
이와 관련, 정부는 이날 미래창조과학부ㆍ안전행정부ㆍ국방부ㆍ국가정보원 등 10개 부처 담당관이 참석한 가운데 ‘사이버위기 평가회의’를 갖고 사이버 위기 ‘관심’ 경보를 발령했다가 오후3시40분께 ‘주의’로 올렸다. 정부 합동조사팀은 피해기관을 대상으로 원인조사에 착수했으며 피해확산 방지를 위해 언론ㆍ방송사에 대한 보안 강화를 당부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현재 해킹 주체를 파악하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내용은 미래부에서 세부내용을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북한도 ‘어나니머스코리아’로부터 집중적인 사이버 공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을 어나니머스의 일원이라고 밝힌 트위터 이용자(@Anonsj)에 따르면 이날 정오를 기점으로 중앙통신 홈페이지와 조선중앙방송ㆍ로동신문ㆍ평양상업대학 등을 공격했다는 트윗을 잇달아 올렸다.
어나니머스코리아는 지난 4월 북한이 운영해온 ‘우리끼리’ 사이트를 해킹한 뒤 6월25일 북한 사이트를 공격하겠다고 지속적으로 예고한 바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