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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사설/6월 16일] 이란 대선 결과 우려

파이낸셜타임스 6월 15일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현 대통령의 압승으로 끝난 이번 이란 대선은 한가지 분명한 사실을 알려준다. 이란의 신정일치체제가 이란 공화국의 미래를 걸고 거대한 도박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란은 내부에서 일고 있는 변화에 대한 열망을 가까스로 봉합하면서 국제사회에서의 고립을 초래해왔다. 미르 호세인 무사비 전 총리는 이번 대선에서 그동안 힘을 잃었던 개혁세력을 실용적 보수주의 세력과 함께 재정렬해 수백만의 젊은 층과 여성들로부터 지지를 이끌어냈지만 정권교체가 결코 만만찮았던 것은 예전과 똑같았다. 농촌과 도시 지역의 수많은 빈민층과 120만에 달하는 청년 군사조직 ‘바시즈’가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광범위한 지지층임을 감안해보자. 빈민층을 상대로 변화를 말하는 것은 먹을거리과 직업을 보장한다는 것이지 탈권위와 남녀 평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신정일치주의자들과 그 추종자들은 개혁파의 변화 요구를 지난 1979년 이란 혁명으로 권력을 잡은 현 기득권세력에 대한 위협으로 받아들인다. 이란의 정치양상은 이처럼 종교적 신념보다는 계급 간의 이해관계에 따른 것이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압도적인 승리 결과를 다수가 의심하고 있지만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를 정점으로 하는 지금의 체제는 쉽게 붕괴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집권세력은 무엇을 두려워하고 있는가. 그들은 정권을 뒷받침하는 이란혁명수비대와 같은 조직이 1997년 개혁성향의 모하마드 하타미 전 대통령이 시도했던 것처럼 녹색 혁명(개혁파들이 주도하는 혁명)에 의해 해체될 것을 두려워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 이란 정치에 여전히 영향력을 미치는 하셰미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이 모사비 전 총리를 지지한 것도 위협을 증폭시켰을 것이다. 집권세력은 오바마 대통령의 화해 제안도 국가의 통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할 것이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은 이란 권력층이 관계 개선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모사비 전 총리가 대통령에 당선됐더라도 핵개발을 솔직히 인정하기는 하겠지만 포기하라는 요구를 쉽게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이다. 이에 더해 이번 대선이 부정으로 얼룩졌든 아니든 이란을 지배하는 이는 대통령이 아니라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라는 걸 기억하자.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재선된 것은 이란과의 지속적인 대립 관계를 원하는 이들에게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정치적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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