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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현 "'콘돌'은 사제와 인간 그리고 남성 사이에서 고민하는 사람의 이야기"

영화 ‘콘돌은 날아간다’서 박 신부 역 맡아 <br>”인간의 죄를 용서하고 또 용서하는 것이 종교의 존재 가치” <br>경기영상위원회 위원장 맡아 다양성 영화 지원도 앞장






사제도 불완전한 개인일까? 물론 그럴 것이다. 그러나 사제가 자신의 불완전성을 드러내는 일은 쉽지 않다. 그것도 그 내용과 방식이 금기된 욕망과 이에 대한 표현이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영화 ‘콘돌은 날아간다(이하 콘돌)’는 바로 인간으로서의 사제의 고뇌를 그렸다. ‘나쁜 남자’ ‘수취인 불명’ 등에서 주로 거친 남성을 연기해온 조재현은 이 영화에서 박 신부 역을 맡아 사제와 인간 그리고 남성 사이에서 고뇌한다.

영화 ‘콘돌’은 ‘신부 영화’가 아니라고 잘라 말하는 그와 성수동 한 카페에서 만나 그렇다면 ‘콘돌’은 어떤 영화인지 설명해 달라고 했다. 그는 “신부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의 이야기”라며 “신부로서 고뇌하고 반성하고 괴로워하는 모습을 그렸다”고 했다.

그는 이어 “박 신부가 힘든 길을 선택해서 친구 신부가 있는 페루로 가는 길에 당나귀와 소녀를 만나는 장면에서 표현되듯 죄를 지은 신부에서 연미에 대한 죄책감은 끊임 없이 따라다닌다”며 “신부 역시 죄를 저지르고 종교는 우리가 아무리 죄를 짓더라도 용서한다” 고 했다. 독실하지는 않지만 불교 신자라는 그는 앞서 “우리가 미완의 삶을 살면서 좀더 올바르게 살 수 있도록 자기 반성을 하게 하는 것이 종교”라며 종교의 목적과 가치에 대해 설명했다.

또 배우 조재현은 경기영상위원회 위원장으로 다양성영화 활성화를 위해 앞장서고 있다. 지난 4월에는 경기도·메가박스와 다양성 영화 상영 협력 MOU를 체결하는 등 가시적 성과도 이뤄냈다. 그는 ‘가슴에 돋는 슬픔을 자르고(1992)’로 신인상을 받으면서 독립 영화가 자신의 운명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는 “짜증나는 세상에서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상업 영화를 선택하는 분들도 있지만 영화에는 꼭 그런 영화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관이나 인생관을 바꿀 수 있는 영화도 있어야 하고 그런 영화를 찾는 관객들을 위해 독립 영화가 다양하게 존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김기덕 감독과 다섯 작품을 같이 하면서 막연히 생각했던 부분에 대해 이젠 도움을 줘야겠다고 결심했다고 했다. 그렇게 해서 택한 방법이 지방자치단체에 다양성 영화 상영 지원을 제안하는 것이었다. 그는 “상업영화가 다 잠식한 상황에서 다양성 영화 감독들은 개봉을 하기도 어려운 실정이고 마냥 대기업에 호소할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이 방법을 택했다” 고도 말했다.

연극에서 상업영화는 뮤지컬이고, 연극에서 독립 영화는 소극장 연극이라고 생각한다는 그는 개인 소극장 연극 무대를 위한 공연장도 짓고 있다. 독립 다양성 극(劇)에 대한 그의 진정성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한편 ‘콘돌은 날아간다’는 페루 민요 ‘El Condor Pasa’를 직역해 영화의 제목으로 썼다. ‘콘돌은 날아간다’를 또 그대로 직역하면 콘돌이라는 독수리 과의 새가 날아간다는 뜻이다. 그러나 제목의 함의이자 영화적 메시지는 스페인의 식민지였던 페루가 해방과 자유를 꿈꾼다는 내용의 민요처럼 박 신부의 죄책감에서의 해방과 치유를 의미한다. /연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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