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천안·아산 지역 분양시장이 연초부터 달아오르고 있다. 산업단지 활성화로 인구가 꾸준히 늘면서 높은 청약 경쟁률을 이어가는 추세다. 이에 따라 미뤄졌던 개발사업도 다시 추진되는 등 활기를 띠고 있다. 하지만 인근 세종시 등 분양 물량이 만만치 않은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공급 과잉 부담감도 우려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천안·아산 지역에 공급 예정인 아파트는 1만2,000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천안 지역에서 7,100여가구, 아산 지역에서 4,600여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특히 올해 상반기 공급 물량이 전체의 9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천안은 6,100여가구, 아산은 올해 예정인 모든 물량이 상반기에 집중돼 있다.
천안시 백석동 D공인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청약열기가 연초까지 이어지는 모습"이라며 "공급이 집중되는 상반기 분위기가 올해 천안·아산 지역 부동산시장을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초 분양시장 분위기도 좋은 편이다. 천안 지역 첫 분양이었던 '백석 3차 아이파크'는 678가구 공급에 8,634명의 청약자가 몰리면서 평균 12.7대1의 경쟁률로 무난하게 1순위 마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분양됐던 '천안 불당 우미린 센트럴파크'의 평균 20대1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시기적으로 비수기인 1월 분양 성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높은 경쟁률이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공급 예정인 아파트 중에서도 관심을 끄는 단지가 많다. 천안시내 인기 지역으로 꼽히는 불당지구에서는 ㈜신영이 이르면 오는 2월 중 '불당 지웰3·4차' 775가구를 선보일 예정이다. 또 신부동 주공2단지를 재건축한 동문건설의 '도솔노블시티 동문굿모닝힐(2,144가구)'도 이달 공급된다. 아산 지역에서는 둔포 이지더원(589가구)과 모종1구역 재개발(463가구), 모종 캐슬어울림 2블록(794가구) 등이 분양을 기다리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메이저 브랜드보다는 중견 주택업체들의 분양이 많은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호재도 풍부하다. 교통여건이 좋아지고 대규모 산업단지 등 지역 개발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인구가 꾸준히 느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천안·아산 지역은 삼성디스플레이 LCD 단지를 비롯해 13개 산업단지가 밀집해 있으며 제2서해안고속도로, 당진 철강클러스터 개발, 서산 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태안 기업도시 등 개발 호재도 풍부하다.
이 때문에 지난해 천안 지역 아파트 거래량 역시 1만5,284건으로 지방에서는 창원에 이어 두 번째로 활발했다.
집값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천안은 지난해 하반기 아파트 매매 가격이 2.43% 상승했으며 아산 역시 2.1%로 비슷한 상승률을 보였다.
다만 공급이 한꺼번에 몰리는 점은 변수로 지적된다. 천안·아산과 인근 세종시까지 포함한다면 올해 이 지역에서만 3만가구 이상의 아파트가 쏟아져나올 예정이다. 기존 분양단지의 입주 물량 역시 신규 분양시장에는 다소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 센터장은 "지방 시장에서 천안·아산 만한 지역이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올해 공급 물량은 시장에 부담이 되는 수준"이라며 "단순 경쟁률만 보고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청약은 금물"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