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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5일(현지시간) 리비아를 방문,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최고지도자와 역사적인 만남을 가짐으로써 미국과 리비아가 수십 년간의 적대적 관계를 청산하고 새로운 관계를 구축하는 전기를 마련했다고 7일 AP통신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미국의 국무장관이 리비아를 방문한 것은 1953년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재임기의 존 포스터 이후 55년 만이다. 특히 이번 만남이 22년 전 레이건 행정부 시절에 미군의 폭격을 당한 관저에서 이뤄져 양국 관계의 변화를 실감케 했다. 라이스 장관과 카다피는 이날 회담에서 에너지 개발과 통상 등을 통한 양국 교류의 확대 방안과 대테러, 중동평화, 인권 문제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으며, 특히 라이스 장관은 카디피에게 반정부 인사인 파티 엘-자미 등의 조기 석방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스 장관은 회담을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수년간 바른 방향으로 진전되어온 양국 관계가 새 국면을 맞았다"며 "이제 막 시작이지만 양국이 앞으로 나아갈 길을 놓았다는 점에서 매우 잘된 일"이라고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라이스 장관의 방문을 전후해서 미국 기업들이 세계 9위의 매장량(390억 배럴)을 자랑하는 리비아의 석유에 관심을 높이고 있다. 1969년 카다피가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이후 단절된 미국과 리비아의 관계는 리비아의 핵폐기 선언으로 재개됐다. 리비아는 2003년 대량파괴무기(WMD) 프로그램의 폐기를 선언했고, 이듬해 미국은 리비아와 국교를 정상화했으며, 2006년에는 리비아를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해제했다. 데이너 페리노 백악관 대변인도 "양국 관계의 변화는 리비아가 대량파괴무기를 포기한 데 기반한다"면서 ""라이스 장관의 리비아 방문은 양국 관계에 새로운 장을 여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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