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나니 유명해졌다'는 말은 그를 위한 말이다. 그룹 바닐라루시의 보컬 배다해. 7월11일 그의 목소리가 전파를 타자 사람들의 이목은 집중됐다. 배다해는 이날 방영된 KBS 2TV <해피선데이> '남자의 자격'(이하 남격)의 합창단 오디션에서 <오페라의 유령>OST <싱크 오브 미>를 불렀다. 카리스마 넘치는 박칼린에게 '천상의 목소리'라는 찬사를 받으며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그냥 신기했어요. 사람들이 알아보고 팬카페에 회원수가 늘어나는 걸 보면서 이런 관심을 받아도 되나 싶을 정도였죠. 우리 음악을 알릴 수 있다면… 좋은 기회가 된 것 같아요."
1개월이 흘렀고 그는 내달 3일 거제전국합창경연대회 준비에 한창이다. 물론 '남격' 팀과 함께다. 맑은 피부 가녀린 몸매로 심약해 보이는 그. 주변의 관심과 기대에 부담감에 시달릴 만한데 배포가 두둑하다. 긴장감은 없다. 당돌할 정도로 당차다. 통통 튀는 그의 말투에서 청량감이 느껴졌다. 대신 연습시간이 부족하다며 걱정을 늘어놓았다.
"다들 일정이 빠듯하다 보니 파트 별로 연습하기 바빠요. 다들 얼마나 진지한지 쉬는 시간에 대화를 나눌 겨를도 없어요. 선생님(박칼린)도 열정적으로 가르쳐주셔서 다들 의지가 대단해요. 오래 호흡을 맞춘 합창단과는 또 다른 느낌이에요. 다들 어떤 노래를 할 거냐고 궁금해 하시는데 깜짝 놀라실 거란 말밖에는 못 드리겠어요. 하하."
배다해의 이력도 새삼 화제다. 바닐라루시에 속한 그는 데뷔 전 성악도였다. 2008년 연세대 성악과 졸업하고 대중 가수가 되겠다고 나섰다. 대형기획사 오디션에서 두 차례 합격했지만 '연습생'이 되지는 못했다. 아니 안했다. 그는 '맞지 않는 옷' 같았다고 했다. 그와 같이 클래식을 전공했지만 대중성 있는 음악을 하고 싶은 멤버들과 의기투합했다. 지금까지 4월 <비행소녀> 6월 <바닐라 쉐이크> 등 2장의 싱글을 발표했다.
"다른 멤버들도 응원해줘요. 우리 음악이 어렵다고들 하세요. 크로스오버같기도 하고 장르가 똑 떨어지지도 않아요. 지금 단계에서는 우리 스스로도 정의를 내릴 수 없어요. 만들어가는 단계죠. 무대를 보고 신선하셨다면 마음을 열고 그대로 받아들여주세요. 그게 우리 음악이니까요." / 스포츠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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