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후의 공동 창업자인 제리양(40)이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18일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로의 매각 협상 실패, 경쟁사 구글과의 광고 협력 무산 등에 따른 주가 급락이 그를 끌어 내렸다. 제리 양은 지난해 6월 CEO에 취임하면서 '인터넷의 제왕'이라는 옛 명성을 되찾겠다고 공언했다. 구글에 빼앗긴 고객과 광고주를 되찾아오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를 지키기는커녕 정반대의 결과를 낳았다. 지금 야후는 창립 13년 만에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 이익이 3년째 줄어든 것도 모자라 이제는 매출까지 급감했다. 지난 3분기 야후의 매출은 3%나 감소했고 이익은 무려 14%가 감소하며 최근 11분기 중 10분기 동안 축소됐다. 결국 지난 10월 야후는 직원의 10%인 1,500명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제리양은 지난 8월 한 차례 위기를 겪었다. 당시 기업 사냥꾼인 칼 아이칸은 제리양이 MS의 475억 달러(주당 31달러) 인수 제안을 거부한 것에 대한 책임을 지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리 양은 칼 아이칸에게 이사회 11석 중 3석을 내주며 조직을 추스를 시간을 벌었다. 하지만 MS로의 매각 대신 선택한 구글과의 광고제휴가 반 독점법이라는 암초를 만나 좌초하면서 사면초가에 몰렸다. 최근의 금융위기로 생존 전망이 불투명해지자 제리양은 결단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 17일 뉴욕 증시에서 야후의 주가는 10.63달러로 마감하며 제리양 취임 이후 60% 가까이 폭락했다. 야후는 성명을 통해 "제리 양을 대신할 CEO를 물색하고 있다"고 밝혔고 제리양이 CEO에서 물러나더라도 이사회 이사직에는 계속 남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리 양은 거취와 관련해 "나는 계속해서 국제적인 전략에 집중할 것이며 야후를 돕기 위해 무엇이든 할 것이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냈다. 제리 양의 사임으로 야후는 가격을 낮춰 MS와 매각 재협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MS가 당초 제시한 인수가격이 현 주가의 3배에 달해 높은 가격에 매각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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