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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고객을 잃으면 다 잃는 것
입력2005-07-28 16:21:49
수정
2005.07.28 16:21:49
홍성균 <신한카드 사장>
고객만족이니, 고객감동이니 하는 말들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 그만큼 고객의 권리와 행복에 대한 배려가 우선돼야 한다는 공감대가 퍼져 있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노사분규를 보면 그러한 고객 우선의 정신이 너무 쉽게 무시되고 있다는 느낌이다.
항공사 파업으로 인해 오래 전부터 준비한 휴가일정을 취소해야 하는 승객들과 물품 납기일을 제때에 맞추지 못하게 된 업체들의 피해를 어쩔 수 없는 것으로 받아들여야 할까. 병원에 분규가 발생해 환자가 지루하게 기다려야 하고 때로는 치료를 받기 곤란한 지경에 이른다면 사전에 환자들에게 충분한 양해를 구했다고 해도 분명 상식이 지켜졌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물론 그렇게 된 데에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다만 지적하고 싶은 점은 그래도 고객의 권리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고객보다 조직 내 형편을 우선시하는 것은 너무 안이한 자세라고 볼 수밖에 없다. 고객의 신뢰를 잃게 되면 이를 회복하기는 쉽지 않다.
미국의 독보적 운송업체로 군림하며 그전까지 단 한번의 파업도 겪지 않았던 UPS는 지난 97년 15일간의 파업으로 단골들이 이탈해 7억5,000만달러의 손해를 봤다. 이후 2002년에 또다시 파업을 겪으며 경쟁사 페덱스의 추격을 허용했다. 고객과의 신뢰를 훼손하는 자기본위의 판단이 초래하는 위험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고객에게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 대가를 받는 사람들의 가장 중요한 책무는 고객의 권리를 끝까지 지켜주는 것이다. 경영자나 종업원을 막론하고 철저하게 고객 위주로 생각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어야 한다.
일본의 상도(商道)를 완성한 이시다 바이칸(石田梅岩)의 사상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는 “어떤 직업, 어떤 일이라도 인격수양의 길이라 생각해야 하며 고객이 있는 한 사업은 영원하기 때문에 눈앞에 놓인 이익에 연연하지 말고 고객을 위해 최선을 다하라”고 말했다. 그리고 상인의 검약은 자신의 축재를 위해서가 아니라 고객에게 좀더 싼값에 좋은 물건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어야 하고 의복의 안쪽이나 가구의 밑바닥처럼 눈에 띄지 않는 곳까지 정성껏 마무리하는 자세야말로 진정한 상인의 길이라고 했다.
외국 여행 때 만났던 한 택시기사의 말이 기억난다. “도로는 내 직장입니다. 질서가 잘 지켜지면 제 직장이 쾌적해지는 것이고 사고위험도 줄어듭니다. 그래야 손님도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모실 수 있습니다. 운전하기 좋고 쾌적한 도로로 만드는 것은 이따금 운전하는 자가용 운전자의 몫이 아니라 도로를 직장으로 삼고 있는 저 같은 사람의 몫입니다.”
이 택시기사의 말처럼 어떤 일을 하든 성심을 다한다면 십중팔구 고객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제업즉수행(諸業卽修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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