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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 버팀목 독일도 흔들

러 제재 강화로 강소기업 직격탄

러·동유럽 수출 급감 역풍

2분기 성장률 -0.1% 전망

유로존은 0.1% 성장 그칠 듯


독일 경제의 근간인 미텔슈탄트(강소기업)들이 러시아 제재의 역풍을 맞고 있다. 제재가 본격화되면서 러시아와 동유럽 지역에 대한 수출이 크게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독일 성장률은 2·4분기에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화학용 온수탱크 등을 생산하는 독일 중견기업 'MWL아파라트바우'사는 최근 러시아 고객들과의 계약이 2건이나 취소됐다. 이 회사의 라인하르트 베버 세일즈 대표는 "계약취소는 정치적 이유인 듯하다"며 "올 상반기 매출이 급감했다"고 말했다. 함부르크에 위치한 음식물처리 기계 제조사인 '아만두스칼'사는 올해 약 1억유로 규모의 대러시아 수출을 계획했으나 대부분의 계약이 수포로 돌아갔다. 이 회사 관계자는 "러시아 고객사들이 대출, 신용장 개설 등과 같은 금융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독일 국내총생산(GDP)의 52%를 차지하는 미텔슈탄트들은 대부분 특정 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러시아와 동유럽 수출 비중이 높았던 옛동독 출신 강소기업들이 러시아 경제 제재의 직격탄을 꼼짝없이 맞고 있다. 독일의 러시아 대상 수출 규모는 지난해 기준 360억유로로 전체 수출의 3.3%를 차지한다. 코비아스 바우만 독일상공협회 러시아 담당자는 "중소기업들은 대기업과 달리 고객 기반이 다양하지 않다"며 "동유럽권 수출 비중이 높은 강소기업들이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독일 경제의 허리인 강소기업들의 부진은 독일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6일 발표된 6월 독일 공장주문량은 전월 대비 3.2% 줄어들었다. 이는 2년반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이다. 또 최근 발표된 산업생산·무역수지 등 제조업 지표들도 줄줄이 예상치를 밑돌았다. 마리오 오호펜 미텔슈탄트연합회장은 "제재로 인한 주문감소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오는 14일 발표되는 2·4분기 독일 경제성장률은 2012년 이후 최악의 성적인 0.1%의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유럽의 병자 취급을 받았던 스페인은 오히려 0.6%의 깜짝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지만 유로존 최대 경제대국 독일의 부진으로 유로존 전체의 2·4분기 성장률은 0.1%의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슈테판 슈나이더 도이체방크 이코노미스트는 "연초만 해도 독일의 회복세에 힘입어 유로존이 최고 1.8%의 성장세를 달성할 것으로 예측됐지만 크게 빗나갈 것"이라며 예상치를 1.5%로 하향 조정했다.

러시아 제재의 부메랑은 이제 시작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이미 러시아 경제제재가 더 확대되면 하반기에 경제가 추가로 악화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요르그 크레머 코메르츠방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기 사이클은 심리에 크게 좌우된다"며 "러시아 제재로 인한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더라도 매일 텔레비전을 통해 폭력사태와 제재 문제가 중계되는 상황에서 심리가 크게 악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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