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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생 44% "10억 생기면 감옥 1년 쯤이야"

흥사단, 윤리의식 설문조사<br>청소년 물질만능주의 팽배


우리나라 고등학생 10명 가운데 4명 이상이 '10억원이 생긴다면 1년 정도 감옥에 가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는 최근 초ㆍ중ㆍ고교생 각각 2,000명을 대상으로 윤리의식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집계됐다고 7일 밝혔다.

고등학생 44%가 '10억원이 생긴다면 1년간 감옥행도 무릅쓰겠다'고 응답했다. 중학생은 28%, 초등학생은 12%가 같은 대답을 했다. 흥사단은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청소년들이 가치관이 형성되기 전부터 물질만능주의에 젖어 있다고 우려했다.

학생들의 응답을 기초로 '정직지수'를 산출한 결과 초등학생은 85점, 중학생 75점, 고등학생 67점으로 나타났다. 학년이 높을수록 윤리의식도 낮아지고 있는 셈이다.

문항별로는 '남의 물건을 주워서 내가 가져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초등학생 36%, 중학생 51%, 고등학생 62%였다. 사이버 공간에서의 부정행위 인식도 학년이 높을수록 급격히 악화하는 양상을 보였다. 초등학생 16%와 중학생 58%, 고등학생 84%가 '인터넷에서 영화 또는 음악 파일을 불법 다운로드해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숙제를 하면서 인터넷에 있는 내용을 그대로 베껴도 괜찮다'고 답한 학생도 각각 47%, 68%, 73%에 달했다. 초ㆍ중ㆍ고교생 5%ㆍ24%ㆍ35%가 '시험성적을 부모님께 속여도 괜찮다'고 답했다.



'부모님이 나를 잘 봐달라고 선생님께 촌지(선물)를 주는 것은 괜찮다'에 대해 동의하는 비율은 초등학생이 35%로 가장 높았다. 다만 중ㆍ고교생은 25%와 14%로 학년이 높을수록 촌지에 대해서는 부정적 인식이 강했다.

흥사단 관계자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부모가 성적 위주로 학생을 교육하다 보니 가정에서 올바른 도덕적 인격형성이 이뤄지지 못한 탓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 조사ㆍ연구 책임자인 안종배 한세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도 "교육을 받을수록 도덕적 가치관이 확립되고 윤리의식이 높아져야 하는데 현실은 그 반대"리고 지적했다.

조사는 지난해 12월 7~10일 서울ㆍ경기ㆍ인천 지역에 거주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8%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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