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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 중국 반일시위의 내면


'아이워중화(愛我中华ㆍ내 조국 중화를 사랑합니다)'. 베이징의 한인 타운으로 불리는 왕징 시내 일본계 편의점에 요즘 걸려 있는 플래카드 문구다. 일본의 유명 편의점 체인인 세븐 일레븐은 자신의 로고를 이 같은 플래카드로 덮어 안보이게 하고 출입문에는 큼지막하게 중국 국기인 오성 홍기를 달아놓았다. 어떻게든 반일 시위의 파고를 면해 보려는 애타는 모습이다. '일시 휴업'이라는 표시와 함께 수일째 문은 굳게 닫혀 있다.

지난 11일 일본 정부의 센카쿠열도(댜오위다오) 국유화 조치로 중국 내 반일 시위가 확산되면서 일본인 및 일본기업은 좌불안석이다. 택시를 타자마자 기자에게 대뜸 "일본인이냐"고 묻는다. 한국인이라고 답하자 "일본인은 아무리 돈을 줘도 안태운다"고 강한 톤으로 말한다.

국가 간 영토 분쟁은 늘 그렇듯 강렬한 민족주의를 불러일으키며 국가 간은 물론 국민 간의 강렬한 대립 구도가 형성되기 마련이다. 신체 위협 때문에 일본인이 거리에 나가지 못하고 일본 자동차가 불태워지는 것은 중국의 반일 감정이 도를 지나쳤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중국의 이번 과격한 반일 시위는 궁극적으로 일본이 아직도 매듭을 풀지 못하고 있는 2차 대전의 유산 때문이 아닐까. 20세기 초 일본 제국주의가 저지른 중국 침략의 역사를 일본이 진심으로 반성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중국 관영 CCTV는 일본의 중국 본토 침략 개시 시점인 18일 만주사변일을 맞아 일본인 관광객 인터뷰 등을 통해 일본의 반성을 요구하는 등 당시 일본 군국주의의 만행을 특집 보도했다.



2005년 극렬했던 중국의 반일 시위도 당시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2차 대전 전범의 상징인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면서 시작됐다. 비단 반일 감정은 중국에 국한된 것만이 아니다. 한국을 포함한 동남아 국가 모두에도 일본은 위안부 문제를 포함해 공식적으로 2차 대전의 만행에 대해 속죄를 구하지 않고 있다.

이는 2차 대전 전쟁을 주도했던 나치를 완전히 처벌하고 공개적인 속죄를 하며 과거와 완전히 결별을 고했던 독일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최근 일본 군국주의의 부활 조짐에 주변국이 경계의 눈초리를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본은 이번 반일 시위가 단순한 영토분쟁을 넘어 과거사 청산을 하지 못한 자신의 업보인 것은 아닌지 곱씹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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