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당대변인실과 원내대변인실을 캠프대변인실로 통합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의 전면전에 대비한 것이다. 또 본격적인 유세전에 대비해 후보 관련 포스터와 캐치프레이즈, 유세단 구성까지 마무리했다.
하지만 문 후보 캠프는 정작 선거운동을 총괄할 선대위원장단은 만들지 못했다. 지난주 사퇴한 안철수 무소속 후보 측 인사들을 포괄하는 대통합선대위를 꾸리기 위해 기존 선대위원장단이 총사퇴했기 때문이다. 사퇴의 명분은 그럴듯하게 포장했지만 선대위원장단 없는 문 후보 캠프의 상황은 결론적으로 '반쪽짜리 단일화'의 여파를 여실히 보여줬다.
두 후보는 선의의 경쟁을 통한 '아름다운 단일화'를 국민 앞에 약속했으나 안 후보의 일방적 사퇴로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단일화 과정에서의 논란은 뒤로 하더라도 양측은 정책연대를 이루겠다는 약속마저 어겼다.
두 후보가 함께 국민 앞에서 발표하기로 한 '새정치공동선언문'도 4쪽짜리 보도자료 하나로 대체됐다. 그나마 국회의원 정수 '조정'을 두고는 '의원 수 축소'냐 '비례대표ㆍ지역구 의원 구성 조정'이냐를 두고 끝까지 의견일치를 보지 못했다.
국민의 삶과 직결된 경제복지 정책과 나라의 안전을 다루는 통일외교안보 정책 협의는 후보등록일까지 발표조차 하지 않은 재 흐지부지됐다. 결과적으로 '단일화'라는 약속은 지켰지만 그 과정의 아름다움은 지켜내지 못한 셈이다.
두 후보가 공동의 정책을 함께 발표하고 통합 선거기구를 꾸리기를 기대했을 유권자들의 바람은 산산조각이 났다. 이날 철수 중인 안 후보 캠프에 한 40대 유권자가 찾아와 투신자살 소동을 벌인 책임은 아무래도 두 사람에게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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