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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고 좁은 저 문으로 들어가는 길은/ 나를 깎고 잘라서 스스로 작아지는 것뿐/ 이젠 버릴 것조차 거의 남은 게 없는데/ 문득 거울을 보니 자존심 하나가 남았네…’
15년 전 발표 당시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노래, ‘마왕’ 신해철이 장례식과 묘비명에 사용될 음악임을 예언했던 그 곡 ‘민물장어의 꿈’이 실시간 음원차트에 울려 퍼지고 있다. 이제는 주인을 잃었지만 그를 기리는 추모의 물결은 가고 없는 고인의 음악을 다시 부활시켰다.
지난 27일 저녁 심장이상으로 세상을 등진 ‘마왕’ 전설 고(故) 신해철에 대한 추모 물결이 음원차트를 일고 있다.
28일 음원업계에 따르면 멜론 음원차트에서 고인의 ‘민물장어의 꿈’은 급상승 1위와 2위를 동시에 차지했다. ‘내 마음 깊은 곳의 너’(3위) ‘나에게 쓰는 편지’(4위) ‘안녕’(5위) 등도 상위권을 휩쓰는 등 톱10 중 7곡이 마왕의 노래로 채워졌다.
네이버 실시간 음원 차트 역시 애도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가 1위에 올랐고 ‘그대에게’(3위) ‘내 마음 깊은 곳의 너’(4위), ‘나에게 쓰는 편지’(8위)도 톱 10에 진입하며 록음악의 전설이 아쉽게 떠난 아쉬움을 표현했다.
마왕을 잃은 슬픔은 소셜네트워크에도 그대로 전해졌다. 박원순 서울 시장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언제나 우리 곁에 있을 것같았던 ‘마왕’의 빈자리는 지금보다 살아가며 그 크기가 커져갈 것입니다. 신해철씨, 당신의 팬이었음에 행복했습니다. 당신을 기억하겠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는 추모의 글을 남겼고, 새정치민주연합 진선미 의원도 “위대한 그!!! 짧은 그의 삶은 오히려 강렬함으로.... 신해철!!! 멋찐 뮤지션이면서 차별에 고통받는 여성들에 대한 최고의 조력자로 기억되는... 덕분에 행복했습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누리꾼 spo**** 역시 “난 이제 그때만큼 순수하고 미숙해질 순 없어요. 그런 음악을 만들 수 있다해도 당신은 그 음악과 함께 했던 그 시절 그 모습이 그리운 것 뿐이예요. 내가 당신의 인생의 일부, 특정한 시간을 함께 했음을 기억해주어 고마워요. - 신해철”이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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