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이 가장 이견을 보이는 대목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관한 부분이다. 박 대통령이 언급한 대로 국가안전처를 신설하는 대신 해양경찰청을 폐지하고 해양수산부와 안전행정부의 기능을 축소·이관하기 위해서는 정부조직법을 개정해야 한다.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정부조직법을 빨리 개정해서 (국가안전처를) 국무총리실 산하에 두는 것과 해경을 해체하는 일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한길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는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국무총리 산하에 국가안전처를 신설하는 정도로는 국민들이 불안해 할 것"이라며 "국가재난시 위기관리 컨트롤타워는 청와대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이름을 딴 별도의 특별법인 '유병언법'을 제정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여야는 미묘한 의견 차를 보였다.
새누리당은 '유병언 일가'의 은닉재산 환수와 구상권 청구를 위한 특별법을 조속한 시일 내에 제정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 원내대표는 "탐욕스러운 기업과 그 가족, 관련 제3자의 은닉재산을 빨리 찾는 데 새누리당이 선도적으로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반해 새정치연합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검찰 수사가 유병언 일가에만 집중되는 것을 경계했다. 김 대표는 "유 전 회장에 대한 수사가 세월호 참사의 근본적 핵심은 아니다"라며 "정부의 초동 대응이 미흡했던 점 등에 대한 수사는 (검찰이) 안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회 정무위원회에 계류 중인 '부정청탁 금지 및 이해충돌 방지법 제정안(일명 김영란법)'은 여야가 세부 내용을 놓고 온도 차를 드러내고 있는 탓에 국회 본회의 처리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최초 제안자인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의 이름을 따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제정안은 공직자의 △부정청탁 △금품수수 △이해충돌 직무수행 등을 감지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야는 아직 공직자에 대한 처벌·제재의 수위 및 주체 기관 등과 관련해 합의점을 찾지 못한 상태다.
다만 정치권·민간이 동시에 참여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세월호 사고 책임자에 대해 구상권을 행사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특별법을 만들자는 제안에는 여야 모두 공감의 뜻을 표했다. 이 원내대표는 "일명 '세월호 참사 특별법'을 제정함으로써 진상규명, 유가족·실종자 가족 지원, 재발방지 대책 등에 대한 입법적 뒷받침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도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대책으로 특별법을 제정하는 일을 국회가 주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이 특별검사제 도입의 필요성을 직접 언급함에 따라 관련 논의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원내대표는 "국정조사는 이미 야당과 합의한 대로 진행하면서 특검 역시 절대 회피하지 않을 것"이라며 "검찰 수사가 미진하면 야당보다도 먼저 특검을 요구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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