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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감사원까지 나선 공사의 내부갈등


한국정책금융공사가 최근 산업은행과 비산업은행 출신 간 내부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갈등 촉발의 불씨는 인사 문제로 비산은 출신의 한 팀장이 사표를 던지면서 '고위 임원의 파행경영과 비리'라는 내용의 글을 개인 블로그에 올리면서 시작됐다.

지목된 임원은 모 부사장. 이 부사장은 능력을 배제한 채 인사 고과를 조작해 산은 출신 위주로 승진을 시키고 주요 보직을 꿰차도록 함으로써 비산은 출신을 차별했다는 것이다. 그는 또 출신 성분과 자신에 대한 충성도에 따라 독단적으로 인사권을 휘둘러 파벌 조장은 물론 허위지출을 통한 현금상납, 여직원 성추행 등을 자행해 공사의 조직문화를 와해시키고 있다는 내용의 폭로다. 내부적으로 이는 일방적인 개인 주장으로 진위가 확인될 때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분위기다.

문제는 정책금융공사라는 공기업에서 출신을 중심으로 파벌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양쪽 출신 간에 폭로전의 당사자가 된 두 사람을 중심으로 집안싸움을 계속하고 있다는 것이다.

산은 출신 한 직원은 "개인적인 인사불만 때문에 확인되지 않은 근거로 고위 임원을 흠집을 내고 있다"고 했다. 반면 비산은 출신 한 직원은 "이 고위 임원의 횡포에 불만이 많았던 비산은 출신들이 이 폭로에 크게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쪽 간 갈등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감사원이 직접 나섰다. 그것도 정책금융공사를 담당하는 금융기금감사국이 아닌 특별조사국이 직접 나섰다. 특별조사국은 공직감찰을 주 업무로 하고 있다.

감사원 관계자는 "특별조사국이 폭로된 주장에 대해 진위 여부를 꼼꼼히 살피고 추후 조치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위여부에 따라서는 전면적인 감사에 착수하겠다는 얘기다.

정책금융공사는 산업은행을 모태로 설립됐기 때문에 산은 출신이 주류다. 그러나 주류와 비주류 간의 갈등이라는 집안 단속을 제대로 못해서야 공기업으로서 제대로 역할을 기대하기 힘들 것 같다. 정책금융공사 최고경영진의 처절한 자기반성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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